한국 야구 대표팀이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 패배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3-6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전적 1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일본과 대만이 2승 무패로 공동 1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 함께 공동 4위에 위치하고 있다. 순위 싸움을 위해서는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이겨야 했던 일본과 대만전을 모두 패배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이날 한국은 경기 중반까지는 접전을 펼치며 선전했다. 올 시즌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1.38)였던 일본 선발 다카하시 히로토를 상대로 한국은 2회 초 박동원의 2루타와 이주형의 내야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고, 홍창기의 좌중간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2회 말 한국 선발 최승용이 쿠레바야시 코타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지만, 4회 초 공격에서 박동원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5회 초에는 2사 3루에서 대타 윤동희의 좌중간 2루타가 나오면서 3-2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5회 말 한국은 곽도규가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뒤이어 올라온 이영하가 마키 슈고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재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7회 말에는 모리시타 쇼타의 쐐기 투런포가 나오면서 경기는 일본 쪽으로 기울었다.
앞서 대표팀은 13일 대만과 예선 1차전에서는 3-6으로 패배했다. 선발 고영표가 2회 천천웨이에게 만루홈런, 천제시엔에게 2점 홈런을 맞아 0-6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4회 2점을 올린 후 7회 나승엽의 대타 홈런이 터졌으나 따라잡지 못했다. 이후 14일 쿠바와 경기에서는 김도영의 만루포 포함 2홈런 5타점 활약 속에 8-4 승리를 거뒀다.
쿠바전 이후 흐름이 살아난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 직전까지 분위기를 몰고 갔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운이 좋아서 이겼지, 한국이 이길 수도 있던 경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이제 한국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끈질기게 괴롭혔던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이미 2승을 챙긴 일본과 대만에게 패배한 한국은 만약 둘 중 한 팀과 동률을 이룬다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순위가 밀리게 된다. 두 팀은 1승만 더 하면 최소 한국과 동률을 확보하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이 남은 도미니카공화국전과 호주전을 모두 이기고, 호주가 17일 대만전에서 승리한 뒤 일본이 5전 전승을 기록하면 세 팀 모두 3승 2패가 된다. 여기서 승자승에서도 1승 1패가 되기에 TQB(Team's Quality Balance,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으로 계산)를 통해 따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호주가 대만을 이기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호주 역시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이겼던 만큼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국가도 절대 아니다. 결국 냉정히 봐서는 슈퍼 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2010년대 이후 올림픽이나 WBC에서 고전을 이어간 한국은 유독 프리미어12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5년 1회 대회에서는 준결승전에서 오타니 쇼헤이(현 LA 다저스)가 등판한 일본을 꺾고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19년에도 결승에 진출에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희박한 가능성에만 매달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