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스트라이트 폭행' PD 위증 혐의도 유죄 "죄질 좋지 않다"[종합]

미디어라인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에서 진행되는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아이돌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출신 이은성과 정사강, 그리고 프로듀서 문영일 전 PD의 위증 혐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9부는 지난 21일 위증 혐의로 기소된 문영일 전 PD에 대해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증의 죄질이 좋지 않지만 피고인이 인정하고 사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징역형 집행유예가 적정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2022년 11월 이들을 불구속 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로 활동했던 이석철-이승현 형제는 문 전 PD와 이은성을 위증 혐의로,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고소했고 이후 정사강에 대해서도 위증 혐의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미디어라인 엔터 김창환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의혹 반박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 사건은 접수 이후 8개월이 지나 피의자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회장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었다. 하지만 이석철-이승현 형제 법률대리인은 "위증 범죄란 그 위증으로 이익을 보는 피의자의 교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범죄라는 점에서 이들의 위증에는 김창환 회장 및 이정현 대표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검찰의 추가 수사에서 위증교사 혐의가 입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주장하고 재판 과정에서 위증교사 혐의가 드러날 경우 추가 고소에도 나설 것임을 덧붙여 강조했다.


이석철, 이승현은 지난 2018년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 문 전 PD, 이정현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을 상대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문 전 PD에게 지난 2015년부터 상습적 폭행을 당했으며 김창환 회장은 이를 방조했다"라고 폭로, 파장을 일으켰다. 이어 추가로 증거 자료를 공개하며 "문 전 PD는 2015년 3월부터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야구방망이와 쇠마이크대, 철제 봉 등을 이용해 폭행했고,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는 이를 알고도 방조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담당 프로듀서가 멤버들을 지도, 교육 과정에서 폭행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했고, 이후 멤버들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으며 재발 방지를 약속을 드렸다"라며 "현재 해당 프로듀서는 본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에 사의를 표명하여 수리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도 입장을 통해 "지난 근 30년 동안 수많은 가수들을 발굴해오면서 단 한번도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으며, 멤버들을 가르치거나 훈계한 적은 있어도 폭언이나 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석철, 이승현 측은 지난 21일 폭행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진과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의 녹취록 등을 공개하며 강경하게 나서기도 했다.

이어진 수사 끝에 문 전 PD는 결국 상습아동학대 혐의가 적용돼 2020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폭행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고소된 김창환 회장은 아동학대방조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