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제60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07 /사진=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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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혼입니다. 여자친구 없습니다. 아이는 있습니다."
배우 정우성이 데뷔 이후 최악의 스캔들에 휩싸인 이후 재조명된 MBC 예능 '무한도전' 속 개그맨 박명수의 농담이다. 정우성은 모델 문가비와 사이에서 얻은 혼외자 논란에 이어 사생활 루머까지 확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가비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직접 출산 소식을 전했다. 그는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식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저는 임신의 기쁨이나 축하를 마음껏 누리기보다는 가족들의 축복 속에 조용히 임신 기간의 대부분을 보냈다"며 "나의 아이에게 지난날 내가 보았던 그 밝고 아름다운 세상만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후 문가비가 낳은 아들의 아버지가 정우성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정우성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은 "문가비 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 배우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며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정우성은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에 대한 책임만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정치권마저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며 사회적인 논의를 확산시켰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예인의 사생활이야 늘 관심사가 되는 것이지만, 그가 '결혼하냐 마냐' 하는 결정까지 비난과 판단의 대상이 되는 건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며 "아이를 낳은 남녀가 혼인하지 않고 따로 사는 게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함께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상대방과의 관계를 불문하고 혼인해야 하고 동거의무와 부양의무를 지며 부부로 살아야 한다니 왠지 숨이 막혀 온다"고 견해를 밝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국민의힘 소속의 한 의원이 "우리 사회의 도덕과 전통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한국의 전통과 대중 정서는 올바르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정우성의 이번 발표는 개인적 선택과 사회적 기대가 충돌하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사진=문가비 인스타그램
정우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우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비연예인에게 보낸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캡처한 사진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공개된 사진 속 정우성으로 추정되는 발신인은 "멋진 직업"이라며 먼저 대화를 시도했고, '해킹'을 의심당하자 "우연히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고 작업을 즐기고 잘하는 분 같아서 참다가 인사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혹시 번호 알려드려도 될까요?"라며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다.
말 그대로 데뷔 이래 '최대 위기'였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으로 첫 '천만 배우'가 된 이후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이미지 타격은 더욱 컸다. 정우성은 지난달 제45회 청룡영화상에 참석해 최다관객상 시상자로 무대 위에 올랐다. '서울의 봄'은 1312만 관객을 동원했고, 최다 관객상을 수상했다. '서울의 봄'의 연출을 맡은 김성수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가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받았고 소감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정우성이 마이크 앞에 섰고, 그는 "'서울의 봄'을 관람해 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저는 오늘 '서울의 봄'과 함께했던 모든 관계자들에게 사적인 일이 영화에 오점으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저에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모든 이들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객석에서는 동료 배우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청룡영화상이 끝나는 순간까지 자리를 지키면서도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고, 시상식 이후 그에게 환호를 보냈던 임지연, 박주현 등 배우들마저 대중의 비난을 사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지난 28일 아이의 친모인 문가비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의 만남과 결혼 여부, 문가비의 아들 발표 이유를 둘러싼 억측과 오해를 잠재우기 위한 것. 문가비는 "2022년 한 모임에서 만난 이래 좋은 만남을 이어왔고 2024년 1월 어느 날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아이 아버지라는 사람과 단 한 차례도 대면한 적이 없으며 저는 그 사람에게 임신을 이유로 결혼이나 그 밖의 어떤 것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람과 인연에 최선을 다했고, 자연스럽고 건강한 만남 속에 과분한 선물처럼 찾아와 준 아이를 만나기로 한 것은 부모인 두 사람 모두의 선택이었다"며 "현재 두 사람의 모습이 조금은 다른 관계의 형태라는 이유로 이 아이가 실수이며 성장해 나가며 불행할 것이라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아이는 엄마와 가족들의 축복과 사랑 속에 태어나 자라고 있다. 이 아이는 실수도, 실수로 인한 결과도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