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사진=뉴스1 제공
김혜성은 지난해 12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을 통해 포스팅 공시됐다.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2025년 1월 4일 오전 7시까지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한국시간으로 3일 오후 8시가 넘어간 현시점에서 정말 12시간도 남지 않은 것.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간이다. 김혜성은 앞서 진출한 히어로즈 동료 김하성(30),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때와 달리 비교적 잠잠한 한 달을 보냈다. 포스팅 당일에는 일본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말린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메인을 장식했지만, 유력 매체의 예상은 그것이 전부였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에이전트와 함께 출국했고 지난달 23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김혜성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김혜성의 미국 에이전시 CAA 스포츠는 언론을 크게 활용하지 않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고, 빠른 귀국 역시 김혜성이 병역 특례로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 중인 탓에 예정된 것이었다. CAA 스포츠 측은 김혜성의 협상 과정에 "복수의 팀과 협상 중"이라는 답변을 일관했다.
포스팅 마감을 하루 앞둔 이날, 마침내 유력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미국 시애틀 현지 매체 '시애틀 타임스'는 "시애틀이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을 영입할까? 중요한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혜성.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논조는 꽤 단호하고 분명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김혜성은 시애틀의 2루수로서 필요한 부분을 채울 선수"라면서 "그는 주력이 빠른 수비형 내야수다. 타석에서 무난한 콘택트 능력을 보여주지만, 파워가 아쉽다"고 소개했다.
KBO 리그 경력도 읊었다. 김혜성은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8시즌 동안 953경기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했다.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2루수로서 3년 연속 그 활약을 이어갔다.
시애틀 타임스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꾸준히 뛰어난 주력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두꺼운 메이저리그 투수진을 상대로 생산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 또한 지난 시즌 KBO 리그가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하면서 선수들의 타격 수치가 증가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냉정하게 현실을 짚었다.
그러면서 "시애틀은 거의 확실하게 김혜성을 딜런 무어나 라이언 블리스와 함께 2루 플래툰 요원으로 활용할 것이다. KBO 출신 선수나 FA 선수에게 막대한 투자를 하는 건 시애틀 야구 운영 부문 사장 제리 디포토가 할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만약 김혜성과 매년 약 500만 달러의 다년 계약에 동의할 수 있다면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대체로 김하성이 4년 전 받았던 4+1년 최대 3900만 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부 옵션에 대해 막판 조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마감일 당일 극적으로 성사한 고우석(27·마이애미 말린스)도 그랬다. 고우석의 표면적인 계약은 2+1년 450만 달러였으나, 등판 경기 수, 마지막 투수로서 경기를 막아낸 횟수 등을 따져 총액은 최대 94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현재 김혜성은 한국에서 머문 채 협상 타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김혜성은 극적인 버저비터 계약을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