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가까이 함께한 우정이 프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의 유망주 투수 진승현(20)이 2년 동생 전미르(경북고 3학년)를 프로에서도 후배로 두게 됐다.
진승현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내가 아끼는 동생(전미르)이 롯데에 와서 너무 좋고, 워낙 잘하니까 내가 더 뿌듯한 느낌이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는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경북고 전미르에게 사용했다. 키 188cm-몸무게 95kg의 건장한 체격을 지닌 전미르는 마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투수와 야수 모두를 소화 중인 '이도류'(투타겸업) 선수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전미르는) 투수와 타자를 다 소화할 수 있는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다. 경기장에서 보여준 승부욕에 높은 점수를 줬다"며 지명 이유를 밝혔다. 프로 무대를 밟게 된 전미르는 "존경하는 최동원 선배님이 계시던 롯데에서 저를 뽑아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최동원 선배님 반이라도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지명 소감을 말했다.
진승현과 전미르의 인연은 두 선수가 각각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일 때부터 시작됐다. 둘은 대구본리초-협성경복중-경북고 선·후배 사이로, 2년 터울이어서 초·중·고 모두 함께 다닌 적이 있다. 전미르 본인도 롯데 공식 유튜브와 인터뷰에서 "(진)승현이 형 밑에서 계속 있으면서 '따까리'도 했다"고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오랜 시간 옆에서 봤던 전미르는 어떤 선수였을까. 진승현은 "진짜 열심히 하는 친구다. 뭔가 하나에 빠지면 그냥 될 때까지 한다"고 말하며 "동생인데도'쟤는 진짜 대단하다' 이런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르는 사과가 먹고 싶으면 그 사과를 외국까지 가서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다. 부족하다 싶으면 그걸 죽을 때까지 한다"고도 말했다.

진승현은 "이전부터 (미르가) 나한테 전화가 왔다. '형, 저 진짜 롯데 갈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어봐서 내가 '너무 좋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르가 '형은 삼성에 대한 미련이 없었습니까'라고 질문하길래 '뽑히고 나면 전혀 그런 거 없다. 내 가슴 속엔 롯데밖에 없다'고 얘기해줬다"면서 "드래프트 되자마자 나한테 전화를 해서 '삼성이 뭐죠?' 이러더라"며 웃었다.

지난 2년의 프로 생활을 돌아본 진승현은 "여기 있는 사람들은 고등학교를 다 씹어 먹고 왔기 때문에 프로는 확실히 급이 다른 것 같다. 전력분석을 하고 그러니까 내가 좀 약해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또한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아마추어가 아니니까 말을 조심해야 하고, 인스타그램 등 SNS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롯데는 올 시즌 23경기를 남겨둔 상황이다. 진승현은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팀 성적을 내야 한다. 또한 풀타임 뛰면서 평균자책점도 낮추고 승이나 홀드도 좀 챙기면서 팀에서 꼭 필요한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아파봤고(어깨 염증) 올해는 부진하기도 했고 잘 던져도 봤으니까, 내년에는 꾸준히 잘 던지도록 하겠다"며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