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촬영..韓영화계 "환영" vs "씁쓸"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14.03.26 11:0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한국촬영을 앞두고 있다. 한국 영화계는 '어벤져스2' 촬영을 환영하는 분위기와 씁쓸하다는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어벤져스2'는 30일 서울 마포대교, 세빛둥둥섬에서 촬영을 시작해 청담대교, 상암동DMC, 한강뚝섬공원, 강남사거리 등에서 4월14일까지 여러 장면을 찍는다. 첫날 마포대교는 무려 오전6시부터 오후5시30분까지 무려 11시간 동안 전면통제한다.

4월2일부터 4일까지 월드컵파크7단지부터 상암초등학교 사거리는 오전6시부터 오후6까지 전면 통제되며, 4월5일에는 오전4시30분부터 오후5시30분까지 건대입구 사거리부터 청담대교 진입로, 명동대교 북단에서 청담대교 방면은 2개차로가 전면 통제된다. 4월6일 강남대로는 오전4시30분부터 낮12시까지 강남역에서 신논현역까지 한 반향을 통제하고, 4월9일부터 12일까지 탄천주차장이, 4월13일은 문래동 철강업체 골목길을 막는다. 유례없는 협조다.


'어벤져스2'는 한국에서 쓰는 제작비도 대거 돌려받는다. '어벤져스2'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하는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로 한국에서 쓰는 제작비 중 약 30%를 환급받는다. 한국에서 100억원 가량을 쓴다고 알려지는 '어벤져스2'는 이 제도로 약 30억원 가량을 돌려받는다. 한국영화 평균제작비를 지원하는 셈이다.

이처럼 정부의 유례없는 지원에 한국영화계는 환영과 씁쓸하다는 분위기가 같이 돌고 있다.


환영하는 측은 서울이라는 도시에 '어벤져스2'로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도시가 스토리를 갖는 건 아주 중요하다. 런던이나 파리, 로마가 왜 우디 알렌 영화를 유치하려고 애를 쓰나"라면서 "한국에서 촬영을 하겠다는 외국영화들이 많다. 블록버스터로 시작해서 다양한 영화들 속에 한국이 담기고 그게 서울이라는 도시, 한국이라는 나라에 새로운 스토리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촬영 스태프들이 할리우드 노하우를 배운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도시를 전면통제하고 영화를 촬영했던 전례가 없었던 만큼 '어벤져스2'에 참여하는 많은 한국 스태프들이 제작 노하우를 익힐 수 있다고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 촬영기자재 업체도 호황에 환호를 터뜨리고 있다.

반면 쓸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도 상당하다. 사극을 많이 찍어도 고궁 촬영조차도 어려운데다 도심 촬영을 한 번 하려고 해도 각 기관에 수없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 한국영화 현실과 너무 대조적이기 때문. 영화 '감시자들'처럼 서울 도심에서 찍거나 드라마 '아이리스'처럼 광화문 광장에서 촬영을 할 때도 좀처럼 쉽게 촬영협조를 얻지 못했었다. '어벤져스2'처럼 도심 전면통제는 언감생심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어벤져스2'와 한국영화에 협조차이가 상당한 게 사실"이라며 "이번 일을 시작으로 한국영화에도 좀 더 폭넓은 지원과 이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어벤져스2' 한국 촬영은 2014년 한국영화계에 일대 사건임에는 분명하다. '어벤져스2' 뿐 아니라 '매트릭스' 워쇼스키 남매도 신작을 한국에서 촬영하는 것을 고려하며 한국 프로덕션 업체들과 접촉 중이다. '어벤져스2' 한국 촬영이 효과를 거둘 경우 할리우드 영화들이 그동안 촬영지로 즐겨 찾던 도쿄 대신 새로운 도시로 서울을 찾을 수도 있다.

과연 '어벤져스2' 한국촬영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남길지 지켜볼 일이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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