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캡틴..' 박지성, 감동과 환호로 가득했던 '51분'

수원월드컵경기장=전상준 기자  |  2014.05.22 21:49
박지성. /사진=OSEN 박지성. /사진=OSEN


'은퇴선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았다. 그만큼 그의 경기력은 여전히 정상급이었고 투지가 넘쳤다. 15년간의 프로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역에서 물러난 박지성(33)의 얘기다.


최근 현역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친선경기서 PSV 아인트호벤 소속으로 51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자신의 고향에서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 박지성을 보기 위한 팬들과 수원 서포터들로 메워졌다.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던 박지성은 팬들에게 다가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동안의 사랑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전광판을 통해 박지성의 소개가 나올 때에는 팬들이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박지성에 힘을 실어줬다. 수원 서포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지성의 표정에는 뭉클한 무언가가 담겨있었다. 팀 동료들과의 연습 훈련에서도 박지성은 끝까지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박지성은 진지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국내 팬들에게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던 그의 의지가 그라운드 곳곳을 휘감았다. 여전히 박지성의 모습에서는 '현역선수'의 냄새가 묻어났다.

이날 중앙미드필더로 출전한 박지성은 전반 5분 만에 재치 있는 플레이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수원 페널티박스 왼쪽 외곽에 있던 박지성은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팀 동료의 땅볼패스를 지체 없이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가볍게 돌려 넣으며 전방에 있던 자카리아 바카리에게 연결했다. 팀 동료의 움직임을 빠르게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패스였다.


박지성은 전반 19분에도 페널티박스 부근 중앙에서 도움에 버금가는 패스를 바카리에게 넣어줬다. 바카리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은 노동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박지성은 전반 25분 이날 자신의 첫 슈팅을 기록했다. 수원 진영 중앙에서 공을 잡은 박지성은 과감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려냈다. 하지만 강하게 수원 골문 앞으로 흐른 공은 노동건 골키퍼 품에 안겼다.

박지성은 후반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박지성은 약 6분간 더 경기를 소화한 뒤 파샤드 누어와 교체됐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아쉬운 듯 박지성의 응원가를 크게 외쳤다. 박지성은 박수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이렇게 박지성은 고향 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마쳤다. 박지성은 앞으로 프로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지만 여전히 한국축구 최고의 축구스타라는 것을 이날 증명했다.

15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하는 박지성의 뒷모습은 너무나 값지고 아름다웠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팬들도 박지성 이름 석 자를 가슴에 새긴 채 소중한 하루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