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뒤에서 본 DGB대구은행파크 그라운드. /사진=박수진 기자
대팍(1만2415명 수용 가능)은 지난 1월 19일 문을 열었다. 대부분이 신축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리모델링 방식이다. 옛 대구시민운동장 주경기장을 축구전용구장으로 재건설했다. 총 515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업비가 들어갔다. 예산으로만 보면 사실상 신축과 다름없다.
지난 23일 대구와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취재를 위해 직접 가본 대팍은 관중석이 가파르게 설계된 것이 눈에 띄었다. 한국의 다른 축구 전용구장은 완만한 편이지만, 대팍은 아니었다. 야구장이 떠오를 만한 경사였다.
이에 대해 경기장 설계를 주도한 조광래 대구 대표는 "축구전용구장이라는 것은 경기를 가장 박진감 있게 볼 수 있어야 한다"며 "그와 같은 이유로 관중석을 가파르게 했다. 3000석 정도 증축을 할 수 있게 염두에 둔 것도 있지만, 관중들이 경기에 빠져들게 하도록 의도한 컷이 컸다"고 설명했다.
가파른 관중석 계단. /사진=박수진 기자
조광래 대표는 "알루미늄 바닥 또한 의도한 것이다.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손뼉으로 치는 것보다 팬들이 뛰면서 소리를 내는 것이 효과도 더 컸고, 멋있었다. 나 혼자만의 결정도 아니고, 설계 담당자들과 함께 답사하며 안전도 고려했다"고 했다.
알루미늄으로 된 관중석 바닥. /사진=박수진 기자
조 대표는 "지붕으로 인해 실제 주변 아파트로부터 소음 공해에 대한 신고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지붕은 소리를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고, 안에서 퍼지게 해준다. 지붕으로 인해 예산이 150억원 정도 늘었다. 그럼에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되돌아봤다.
이날 경기 내내 비가 내렸지만, 관중석에 직접적으로는 영향을 주진 않았다. 바람에 흩날리는 비가 대부분이었다. 또 지붕으로 인해 홈 관중들의 응원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대팍은 그야말로 유럽 축구의 현장 분위기 못지 않았다.
경기장 지붕. /사진=박수진 기자
비오는 평일에도 1만명 넘게 입장한 DGB대구은행파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광래(가운데) 대구FC 대표. /사진=대구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