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0명 짐쌌다' 역대급 방출 칼바람... "아직 안 끝났다"

심혜진 기자  |  2021.11.10 08:09
올 시즌 방출된 임창민-고종욱-심동섭-이보근(왼쪽부터). 올 시즌 방출된 임창민-고종욱-심동섭-이보근(왼쪽부터).
아직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그런데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팀이나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팀 모두 차디찬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역대급이다.


지난해에 이어 또 대규모 방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가을은 각 구단이 선수단 정리에 들어가는 시기라지만 정규리그 종료 전부터 구단들이 칼을 뽑고 있다. 9일까지 정확히 100명이 짐을 쌌다. 계속해서 방출 명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10위에 머무른 한화 이글스는 투수 정인욱, 외야수 정진호 등 12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NC 다이노스는 '개국공신' 김진성, 임창민과 최금강, 이원재 등을 포함해 11명을 방출했다.


팀 체질 개선에 나선 KIA 타이거즈도 방출 칼바람이 매섭다. 창단 후 가장 낮은 순위인 9위로 시즌을 마치자 감독은 물론 단장, 사장까지 동시에 퇴진했다. 선수단 정리도 시작됐다. 심동섭, 차명진 등 6명을 방출한 데 이어 내야수 황윤호와 김영환, 투수 양승철에게도 이별을 통보했다.

아쉽게 가을야구가 좌절된 SSG 랜더스도 마찬가지다. 고종욱, 정의윤 등 굵직굵직한 선수들을 포함해 무려 15명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육성에 더 초점을 기울인 결과다. SSG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면 베테랑 선수들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올해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다. 2군에서도 베테랑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어린 선수들을 키우기 어렵다고 봤다. 그렇게 해서 나온 뱡출 명단이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도 빼놓을 수 없다. 두 번의 방출이 있었다. 10월 말 투수 오현택, 김건국을 비롯해 4명의 선수에게 방출을 통보했고, 노경은과는 상호 합의 하에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투수 강동호와 한승혁, 내야수 홍지훈과도 이별 소식을 전했다. 총 8명을 방출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도 예외가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키움 히어로즈는 외야수 허정협을 비롯해 총 12명의 선수를 방출하며 선수단을 재정비했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는 투수 임현준 포함 12명을 방출했고, LG는 4명과 이별했다.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KT 위즈도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투수 이보근, 유원상 등 12명의 선수를 웨이버 공시했다.

대규모 방출이 이어지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구단들의 재정 악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각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관중을 제한적으로 받거나,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제대로 입장 수입을 챙기지 못하면서 각 구단은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봤다. 2년 연속 적자는 확실시됐다. 수입은 없고 구단 운영 비용은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들이 선택한 방법은 결국 선수단 규모 축소다.

성적 부진도 대규모 정리해고가 단행된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한화가 그랬다면 올해는 KIA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가을야구가 끝나면 선수단 정리 소식이 또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구단 단장은 "아무래도 구단 수입이 적어진 만큼 비용이 줄이려면 선수단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미 결과로도 보여지고 있지 않나. 신인 선수들이 들어왔으면 나가야 하는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에서도 추가적인 개편 작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한 구단 운영팀장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두산은 아직 방출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올해는 각 팀들이 더욱 단호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조금 더 지켜보고 키워봤을 선수를 올해는 그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방출) 결단을 내린 팀도 있다"고 짚었다.

올해도 KBO리그 구단의 혹독한 겨울나기가 시작되고 있다.

# KBO리그 구단별 방출 선수(11월 9일 현재·총 100명)

▶SSG (15명)

강지광, 김찬호, 김표승, 신재웅, 정수민, 정영일, 최경태, 허웅 ,정상호(은퇴), 권혁찬, 최수빈, 고종욱, 김경호, 이재록, 정의윤

▶한화 (12명)

김진영, 정인욱, 문동욱, 서균, 내야수 노태형, 정진호, 김지수, 김민, 김태욱, 권용우, 박준범, 정경운

▶키움 (12명)

김은성, 문찬종, 조성운, 임규빈, 김정후, 허정협, 차재용, 최규보, 조범준, 박성우, 박동혁, 오주원(은퇴)

▶KT (12명)

이보근, 유원상, 박규민, 윤세훈, 정주원, 고영찬, 이홍구, 안승한, 강민국, 박승욱, 김도현, 최태성

▶삼성 (12명)

임현준, 봉민호, 김동찬, 조경원, 안도원, 김결의, 백승민, 김재현, 김태수, 이현동, 최선호, 김경민

▶NC (11명)

최금강, 김준완, 이원재, 이재율, 윤수강, 이도현, 조성현, 김재중, 김진성, 임창민, 박진우

▶롯데 (11명)

오현택, 김건국, 노경은, 권동현, 김정주, 강동호, 한승혁, 홍지훈 , 이병규(은퇴), 정태승(은퇴), 송승준(은퇴)

▶KIA (11명)

심동섭, 차명진, 변시원, 백미카엘, 최승주, 김연준, 유민상, 황윤호, 김영환, 양승철, 나주환(은퇴)

▶LG (4명)

조용근, 함창건, 이정우, 최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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