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앞에서 펑펑 울었다... 치명적 실투에 이기고도 자책한 에이스 [★안양]

안양=김명석 기자  |  2022.01.01 06:30
안양 KGC 변준형(오른쪽 2번째)이 지난 12월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 승리 직후 새해 인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KBL 안양 KGC 변준형(오른쪽 2번째)이 지난 12월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 승리 직후 새해 인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KBL
안양 KGC 변준형(26)이 팬들 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자칫 팀이 허망한 패배를 당할 수도 있었을 실수에 대한 자책 때문이다.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살아났으니, 팬들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그를 덮쳤다. 그런 변준형을 향해 KGC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변준형은 지난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홈경기 승리 직후 코트에서 진행된 새해 인사 자리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DB에 90-89,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둔 직후 승리의 축포까지 터진 데다 2021년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였다.

KGC 선수단이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네기 위해 코트 위에 모인 가운데, 변준형이 대표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넬 예정이었다. 그런데 마이크를 건네받은 변준형은 쉽게 말을 잇지 못하다 결국 눈물을 쏟았다. 동료들이 위로에 나섰지만, 변준형은 고개는 물론 허리까지 숙인 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자칫 팀을 패배로 몰아넣을 수도 있었던 실수에 대한 자책이 크게 작용한 듯했다. 앞서 변준형은 팀이 90-89로 앞서던 4쿼터 종료 23초 전 결정적인 자유투 2개를 얻었다. 만약 2개를 모두 성공시킨다면 승리에 성큼 다가설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변준형이 던진 자유투 2개는 모두 빗나갔다.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리바운드로 공격권은 곧장 DB에 넘어갔다. 23초를 남긴 시점에 DB가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면, 이날 1쿼터부터 경기 내내 리드를 지켜오던 KGC가 경기 막판 허무한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던 위기이기도 했다.


홈팬들 앞에서 자칫 쓰라린 패배의 원흉이 될 뻔했던 상황. 변준형은 그러나 가까스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DB의 마지막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덕분에 경기는 그대로 KGC의 1점 차 승리로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패배의 벼랑 끝까지 몰렸던 KGC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더구나 이날 변준형은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초반에도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절뚝이는 모습도 나왔다. 그런데도 팀에서 가장 많은 36분18초를 소화하며 13점 9어시스트 활약을 펼쳤고, 특히 86-86으로 팽팽히 맞선 경기 막판 결정적인 3점포로 균형을 깨트린 뒤 자유투로 1점까지 더 보태 KGC를 90점 고지로 올려놓았다. 에이스다운 존재감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동료들과 함께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팬들 앞에 서자 눈물이 터진 이유였다. 앞선 활약을 떠나 경기 막판 자신의 실수 탓에 팀을 위기로 초래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팀이 이겼으니 동료나 팬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북받친 셈이다.

새해 인사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펼친 시점부터 눈물이 터진 변준형은 결국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직접 건네지 못한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팬들의 뜨거운 박수는 물론 동료들의 위로가 이어졌는데도 감정을 쉽게 추스르지 못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날 4쿼터에서 실수를 범한 뒤 변준형의 3점슛 덕을 본 문성곤은 "(변)준형이에게 '네가 날 살렸다'면서 위로했는데도 끝나고 많이 힘들어했다. 고개를 숙인 채 고개를 흔들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자유투 실수뿐만 아니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참고 뛰었다.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지난 12월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에서 드리블 중인 안양 KGC 변준형. /사진=KBL 지난 12월 3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전에서 드리블 중인 안양 KGC 변준형.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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