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홍석천 인스타그램
홍석천은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악플러들한테 한마디 하자 악플 다는 인간들은 글 이해력도 없는 거냐"며 "무슨 아웃팅이고 무슨 고인 모독이냐. 다르다는 말 뜻이 동성애자라는 게 아니라 보통이 생각하는 남자배구 선수와는 조금 다른 자기표현 방법 때문에 온갖 악플과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던 인혁이의 아픔을 얘기한 건데"라고 분노하며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홍석천이 고 김인혁을 애도한 내용의 기사와 함께 홍석천을 향한 도 넘는 악플들이 담겨 있다.
홍석천은 "이제 나를 공격하네. 커밍아웃하고 22년 동안 수많은 악플을 견뎌왔는데 이젠 나도 좀 할 말은 해야겠다. 악플러들 너희들은 살인자야. 이젠 참지 못하겠다. 고인과 고인 가족을 더 힘들게 하지 말고. 이제 그만해라 경고한다. 인혁이가 그동안 어떤 일들을 당했는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모르면 잠자코 입 다물고 있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너희들 손끝에서 시작된 칼날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지 난 분명히 기억할 거다"며 "악플방지법이든 차별금지법이든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고 맘껏 손가락질해도 되는 건 아니다. 그 칼날이 너희들 자신을 찌르게 되는 날이 올 거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악플러들 너희들은 살인자야"고 덧붙였다.
앞서 고 김인혁은 지난 4일 경기 수원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생전 고인은 지난해 자신의 SNS에 악성 댓글로 고통 받는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고인의 부고를 접한 홍석천은 지난 6일 애도의 글을 남겼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그린북'의 한 장면을 올리며 "한 흑인 아티스트가 차별에 맞서 싸우는 험난한 과정이 감동을 주는 영화.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의 차별과 인권에 관한 인식의 수준은 어디쯤 와 있는 걸까. 누구도 소리내어 문제 제기하려는 사람이 없어 보이는 지금의 상황이 참 슬프다"고 적었다.
이어 "정치의 계절 올림픽의 계절 전염병의 계절에 사람들의 머리속엔 각자의 실속만 생각하게 되는 현실이 마음을 짓누른다"라며 "말 한마디 하기 힘든 요즘 그 비겁함에 또 한 명의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며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공격하고 차별하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의 잔인함은 2022년 지금 이 땅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 나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 걸까. 나는 정말이지 무능하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