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면 나오는 박지훈의 '습관', 사령탑 이유 있는 쓴소리 [★안양]

안양=김명석 기자  |  2022.04.13 06:30
김승기(오른쪽) 안양 KGC 감독과 박지훈. /사진=KBL 김승기(오른쪽) 안양 KGC 감독과 박지훈. /사진=KBL
"무지하게 혼냈어요. 지금도 혼나고 있는데 똑같이 하네요."

김승기(50) 안양 KGC 인삼공사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1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승리 직후다. 2연승으로 4강 PO 확률 100%를 잡아낸 기분 좋은 순간, 김 감독은 전반적인 결과와 내용에는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박지훈(27)을 향해서만큼은 거침없이 쓴소리를 가했다.


이날 박지훈은 경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핵심인 변준형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 김 감독은 "그동안 안 좋은 버릇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더 혼을 많이 냈다. PO에 대비해 많이 얘기를 했는데, 오늘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다행히 우려했던 변준형 공백은 크지 않았다. 박지훈은 27분20초 동안 3점슛 1개 포함 7득점에 5어시스트 4리바운드 1스틸로 활약했다. 1쿼터 막판엔 버저비터 3점포로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4쿼터 중반 5반칙으로 퇴장을 당하긴 했지만, 이날 KGC는 1쿼터부터 줄곧 리드를 지키며 결국 79-61 대승을 거뒀다.


2쿼터 이후 10점 차 안팎의 리드를 유지한 만큼 KGC 입장에선 시종일관 수월했던 경기였다. 그러나 박지훈을 향한 김승기 감독의 마음만은 그렇지 못했다. 경기 내내 수시로 박지훈을 향한 호통이 이어졌다. 경기 후 김 감독이 "편하게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소리를 질러서 힘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의 표현을 빌리면 '좋지 않은 습관'이 반복됐던 탓이다. 김승기 감독은 "실수를 하고 나면 스스로 고개를 들거나 흔들면서 자책하느라 시간을 소비한다. 습관이다"라면서 "가드는 공격에서 수비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마다 경기를 잘 봐야 한다. 그런데 정작 고개를 들고 자책하는 시간이 많으니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른다. 제발 집중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훈의 습관이 계속되면 결국 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입대하기 전 가까스로 고쳤던 습관이 전역 후 다시 나오고 있으니 김 감독 입장에선 더욱 안타까울 노릇이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에도 되게 많이 혼났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하는데도 도무지 안 된다"며 "군대 가기 전에 다 고치고 갔는데, 갔다 오니까 다시 그대로 됐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이같은 쓴소리는 그만큼 박지훈에게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1월에도 김 감독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박지훈은 키워야 하는 선수다. 그만한 능력도 있고, 해낼 수 있는 선수"라면서 "군대 가기 전 혹독하게 해도 그걸 이겨냈다. 성격도 좋고 압박감도 잘 이겨낸다. 이번에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제자인 박지훈, 그리고 팀을 위한 애정 어린 쓴소리인 셈이다.

홈 2연승을 달린 KGC는 오는 14일 대구에서 3차전을 치른다. 김 감독이 부상 회복 중인 변준형의 복귀 시점을 4강 PO로 잡고 있는 만큼, 그 공백을 메워야 할 박지훈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김 감독의 쓴소리에 박지훈이 답해야 할 차례이기도 하다.

1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박지훈. /사진=KBL 1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박지훈.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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