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보니..." 19년차 감독 커리어 사상 처음 '대반전'

수원=심혜진 기자  |  2022.09.07 10:07
한화 김민우./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김민우./사진=한화 이글스
9월 첫 째주 일요일이었던 지난 4일. 한화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경기가 됐다. 무려 5년 만에 한화 투수의 완투 경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규정이닝 투수 21명 중 유일한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지만 데뷔 첫 완투승을 거두며 웃을 수 있게 됐다. 사령탑에게도 잊지 못할 기억을 안겨줬다. 감독 커리어 사상 첫 완투승을 경험시켜줬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26)의 이야기다.


김민우는 지난 4일 대전 NC전에서 9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완투승을 거뒀다. 한화 국내 투수로는 2017년 배영수(9이닝 2실점) 이후 5년 만이다. 20대 투수 기준으로는 2012년 류현진(35·토론토) 이후 10년 만이었다.

총 투구수 106개를 던지는 동안 안타는 3개, 사사구 2개,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단 1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거둔 첫 완투승이다. 김민우는 2019년 5월 31일 SK(SSG 전신)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완투했지만, 팀이 1-2로 지면서 승리를 놓친 바 있다. 완투패였다. 이날은 완투승으로 3년 전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김민우는 지난해 14승으로 2010년 류현진(15승) 이후 한화 토종 투수 최다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부침을 겪고 있다. 로테이션 이탈 없이 24경기 133이닝을 소화했지만 5승10패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 투수 21명 중 유일한 5점대 평균자책점이다. 퀄리티 스타트를 9번이나 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도 있었고, 김민우가 부진한 경기도 많았다.


시즌 막판이긴 하지만 완투승으로 그동안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게 됐다. 김민우에게만 의미 있었던 완투승은 아니었다. 지난해 부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나온 첫 완투승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베로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에서도 처음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간 다수의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의 1루 및 내야 코치를 지냈다. 지도자 생활만 무려 19년을 했지만 제자의 완투승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감독으로서 첫 완투 게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마이너리그뿐만 아니라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윈터리그 팀들도 이끌었는데 완투승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현대 야구의 흐름 때문이다. 투수가 분업화 돼 마무리뿐만 아니라 그 앞에 나오는 필승조부터 롱릴리프, 좌우 원포인트 등 세분화돼 있다. 그래서 예전에 비해 완투나 완봉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 리드하는 상황에선 불펜 필승조를 쓰는 게 요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 야구에서 흔치 않은 완투승을 본 수베로 감독도 기쁠 수 밖에 없다. 그는 "만약 1~2점차 상황에 김민우의 투구수가 100구 안팎이었으면 불펜 대기 중이던 박상원이나 강재민을 썼을 것이다. (10-1) 점수차의 여유가 있어 완투 기회를 줬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기뻤다. 미국에서도 게릿 콜이나 저스틴 벌랜더 같은 투수가 완투를 하면 다들 기뻐한다"고 환하게 웃어보였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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