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3일 대구 키움전에서 프로 데뷔 19년 만에 첫 선발로 나와 5회까지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박 감독은 12일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퓨처스팀이 원정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일단 오승환을 1군에 합류시켰다. 오는 14일 LG와 홈 경기를 앞두고 1군으로 콜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오승환은 지난 3일 대구 키움전에서 데뷔 후 첫 선발 등판했다.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오승환이 선발 등판한 건 커리어 최초였다. 오승환의 KBO리그 통산 621번째 경기이자 한미일 통산 980번째 경기였다.
투구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4사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이후 오승환은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휴식 차원이었다. 2군 등판도 하지 않은 채 개인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첫 선발로 나와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오승환(오른쪽). /사진=뉴스1
오승환은 지난 3일 선발로 등판하기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 나서 1승 1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마크했다. 마무리 투수로 예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중간 계투로 보직을 바꿨다. 그러나 등판 기회마저 줄어들면서 코칭스태프와 논의 끝에 선발 등판을 자처했고, 3일 경기에서 73개의 공을 던졌다. 이제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는 일만 남았다.
박 감독은 "선발 등판은 일회성이었다. 짧게 짧게 던지는 것보다 길게 던지면서 밸런스를 잡고자 했다. 자신의 투구 패턴을 잡으려고 했다"면서 "본인도 선발 등판은 처음이었다. 던지면서 깨달았던 점도 있었을 것이다. 늘 20~30구 정도 던지다가 70구 정도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마무리를 계속하면서 물론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선발 투수의 고충도 알았을 것이다. 어느 포지션이나 쉬운 게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 전했다.
삼성은 12일 LG에 4-0 완승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오승환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더욱 큰 힘이 될 전망. 과연 오승환이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오승환이 3일 키움전에서 5회초 2사 후 박찬혁을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