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타니' 6년간 PS 0회... 고독한 트라웃, 오타니 없이 7년 더 LAA 이끌어야 한다

양정웅 기자  |  2023.12.11 12:00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마이크 트라웃(32·LA 에인절스)은 다시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됐다. 그나마 함께 팀을 지탱했던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마저 지역 라이벌 팀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10일(한국시간) '오타니의 LA 다저스 이적에 따른 승자와 패자'라는 주제로 이번 역사적 계약의 여파를 맞은 사람들을 언급하며 '패자(loser)'로 트라웃의 이름을 꺼냈다.

앞서 같은 날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오타니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오타니 본인도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팬과 야구계 모든 관계자에게,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는 제가 뛸 다음 팀으로 LA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적 소식을 직접 발표했다.


NPB 닛폰햄에서 5시즌을 뛴 후 2018시즌을 앞두고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오타니는 빅리그 6시즌 동안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년과 올 시즌에는 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도 타석에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 1.066, 마운드에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 /사진=클러치 포인트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 /사진=클러치 포인트
오타니의 총액 7억 달러 계약은 메이저리그를 넘어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에게 안겨준 10년 4억 5000만 달러(약 5870억 원)가 이전 기록이었다.


그런데 이전까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이 바로 에인절스가 트라웃에게 안겨준 계약이었다. 그는 2019시즌을 앞두고 에인절스와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564억 원)의 연장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최초의 총액 4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던 트라웃은 옵트아웃 없이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만 39세가 되는 2030년까지 7년 더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

트라웃은 에인절스를 뛰어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다. 2011년 메이저리그 콜업 후 이듬해 139경기에서 타율 0.326 30홈런 83타점 129득점 49도루 OPS 0.963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트라웃은 MVP 3회(2014, 2016, 2019년), 올스타 11회, 실버슬러거 9회 등 수많은 수상 경력을 남겼다. 올 시즌까지 에인절스에서만 1489경기에 뛴 그는 타율 0.301, 368홈런 940타점 1106득점, 1624안타 206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582, OPS 0.994의 성적을 올렸다. 다른 선수들은 평생 한 번 내기 힘든 성적을 평균으로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 트라웃의 타격 장면. /AFPBBNews=뉴스1 마이크 트라웃의 타격 장면. /AFPBBNews=뉴스1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트라웃과는 달리 소속팀 에인절스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트라웃의 풀타임 첫 시즌인 2012년만 해도 89승 73패(승률 0.549)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2년 뒤에는 98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왕좌에 올랐다. 하지만 2015년 0.525(85승 77패)를 끝으로 에인절스는 올해까지 한번도 5할 승률 이상을 거둔 적이 없다.

특히 2018년부터는 오타니의 합류로 이른바 '트라우타니'(트라웃+오타니) 듀오를 결성했음에도 팀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둘이 함께한 6시즌(2018~2023년) 동안 에인절스는 870경기에서 401승 469패, 승률 0.461을 기록했다. 이에 미국 현지에서는 두 선수의 전성기를 에인절스가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타니 역시 거듭된 패배에 지친듯 2021년 "팀 분위기가 좋지만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라웃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2월 미국 매체 USA투데이에 따르면 그는 "(오타니와 함께)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한지 벌써 6년이다. 지는 건 짜증나는 일이다. 누구나 지는 걸 싫어한다"고 토로했다.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그러면서도 트라웃은 2023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오타니를 향해 눈물겨운 구애를 펼쳤다. 그는 오타니와 수년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정말 뛰어난 팀메이트다. 모든 게 오타니에게 달렸지만, 그가 다른 생각을 한다면(이적) 팀에 남도록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좋은 시간이 올 것이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다. 이겨야 한다. 그냥 이겨야 한다"고 오타니를 향해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결국 트라우타니는 해체되고 말았다.

야후 스포츠는 "에인절스의 다른 선수들은 상대팀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이에 트라웃은 다음 시즌 많은 고의4구를 얻어낼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약 트라웃이 건강하지 않다면, 팬들이 에인절스 경기를 볼 이유는 거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매체의 지적처럼 트라웃은 최근 건강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매년 150경기 이상을 출전했던 트라웃은 2017년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114경기에 나온 것을 시작으로 한번도 145경기 이상을 출전한 적이 없다. 2021년에는 종아리 부상으로 아예 36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해도 스윙 도중 손목 골절 등 악재로 인해 82경기에 나와 타율 0.263 18홈런 44타점 OPS 0.858의 성적을 거뒀다. 만약 트라웃까지 없는 에인절스라면 모래성처럼 무너질 걱정을 해야 한다.

마이크 트라웃(맨 왼쪽)이 스윙 도중 손목 통증을 느끼고 코칭스태프와 상대를 점검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마이크 트라웃(맨 왼쪽)이 스윙 도중 손목 통증을 느끼고 코칭스태프와 상대를 점검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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