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아웃코스' 김길리, 안방 월드컵 2관왕 '약속' 지켰다... 박지원 1500m 銀+여자 계주 銀(종합)

목동=박재호 기자  |  2023.12.17 18:19
김길리는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길리는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길리. /사진=뉴시스 김길리. /사진=뉴시스
믹스드존에서 인터뷰하는 김길리. /사진=박재호 기자 믹스드존에서 인터뷰하는 김길리. /사진=박재호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차세대 간판 김길리(성남시청)가 안방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2관왕에 등극했다.





김길리, 이틀 연속 금빛 질주 "월드컵 첫 다관왕 기쁘다"





김길리는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2분23초74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2분23초968의 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 3위는 2분24초283의 한네 데스메트(벨기에)였다. 심석희(서울시청)은 2분24초624로 5위를 기록했다.


김길리는 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치며 기회를 엿봤다. 4바퀴 남기고 주특기인 아웃 코스로 파고들며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섰다. 남은 바퀴를 선두로 질주한 김길리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을 확정한 김길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좋아했다. 5위를 기록한 심석희도 김길리의 몸을 토닥이며 축하했다.

금메달을 딴 김길리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메달을 딴 김길리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는 김길리. /사진=뉴시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는 김길리. /사진=뉴시스
전날 열린 1500m 1차 레이스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김길리는 이틀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김길리는 이번 시즌 월드컵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2차 대회 1500m 1차 레이스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어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도 1500m 금메달을 따냈다. 이외에도 월드컵 1차 대회 1500m 은메달, 2차 대회 1500m 2차 레이스 은메달을 획득했다. 종합 랭킹 선두를 유지하며 시즌 종합 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향해 순항을 이어갔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김길리는 월드컵 첫 개인전 다관왕에 오른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월드컵 첫 개인전 다관왕이기도 하고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첫 개인전 다관왕이라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며 "체력적인 부담은 있지만,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지원(가장 왼쪽)이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지원(가장 왼쪽)이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지원(가운데). /사진=뉴시스 박지원(가운데). /사진=뉴시스
믹스드존에서 인터뷰하는 박지원. /사진=뉴시스 믹스드존에서 인터뷰하는 박지원. /사진=뉴시스




박지원, 1500m 아쉬운 은메달 "판단 미스 있었다"





이어 열린 남자 15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는 박지원이 2분18초69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윌리엄 단지누(캐나다)가 2분18초661을 기록으로 우승했다.

전날 남자 1500m 1차 레이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지원은 막판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박지원은 레이스 초반 중간 그룹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선두 그룹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이 있었지만 박지원은 개의치 않고 기회를 엿봤다. 레이스 중후반부에 접어들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와 3위를 유지했다. 3바퀴 남기고 본격 속도를 올리기 시작해 2위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선두 윌리엄 단지노와 거리가 멀었다. 박지원은 계속 추격했지만 거리를 좁히기 쉽지 않았다. 추격 시점이 늦었던 점이 아쉬웠다. 결승선을 앞에 두고 박지원이 발을 뻗었지만 단주노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박지원. /사진=뉴시스 관중들에게 손을 흔드는 박지원. /사진=뉴시스
박지원(가운데). /사진=뉴시스 박지원(가운데). /사진=뉴시스
지난 시즌 남자부 종합 랭킹 1위에 오르며 '크리스털 글로브' 영예를 안았던 박지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지원은 "아쉬운 점도 있지만 좋은 기운도 많이 받아서 만족스럽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레이스 중 선두로 치고 올라가지 못한 것은 판단 미스였다고 털어놨다. 박지원은 "모든 스포츠가 다 똑같겠지만 선택에 따라 경기가 달라진다. 선수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메달 색도 달라진다. 제 선택이 잘못돼 은메달을 딴 것 같다. 캐나다 선수가 치고 나가는 타이밍을 조금 놓쳤고 앞뒤 선수를 신경 쓰느라 판단 미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의 목표는 크리스털 글로브다. 전날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박지원은 "1위로 올라서는 것보다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마지막 6차 대회까지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겠다"고 포부를 전한 바 있다.

박지원은 "제가 축구를 좋아하고 축구와 관련된 비유를 좋아한다. 1~3차 월드컵이 전반전이고 4~6차 월드컵이 후반전이다. 지금은 후반 15분이 지난 시점이다. 축구에서 마지막 역전골이 나오는 만큼 남은 30분을 잘 활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이라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이라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리머니하는 서이라. /사진=뉴시스 세리머니하는 서이라. /사진=뉴시스




서이라, 남자 500m 깜짝 금메달 "일단 세리머니는 하고 봐야죠"





남자 500m에선 서이라가 국제대회 5년 만에 깜짝 은메달을 따냈다.

서이라는 출발 총성이 올리자 재빠르게 2위로 치고 올라갔다. 침착하게 레이스를 이어가던 서이라는 2바퀴 남기고 인코스로 파고들어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샨도르 사오앙 류(중국)에 추격을 허용하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서이라는 41초205를 기록했고 0.05초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다.

서이라는 결승선 통과 후 1, 2위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검지를 세우며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믹스드존에서 서이라는 "결승선에 들어오는 순간 (사오량 류의) 발이 보였다. 저도 누가 1위인지 분간이 잘 안 돼서 일단 세리머리를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오랜만이라 많이 긴장됐는데 운 좋게 좋은 성적 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서이라. /사진=뉴시스 결승선을 통과한 서이라. /사진=뉴시스
서이라(왼쪽). /사진=뉴시스 서이라(왼쪽). /사진=뉴시스
서이라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오랜만에 국제대회서 메달을 땄는데 기분이 좋다. 마지막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은퇴 후 코치를 하다가 다시 복귀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어서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6년 만에 국제전 개인 메달을 땃다. 우승하지 못해 아쉽지만 한국에서 개인전 메달을 따 만족한다"고 말했다.

서이라가 꼽은 자신의 강점은 '힘'이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강점은 제가 체구에 비해 힘이 좋은 편이라 생각한다. 단거리쪽에서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길리. /사진=뉴시스 김길리. /사진=뉴시스
김길리. /사진=뉴시스 김길리. /사진=뉴시스




'김길리, 막판 무서운 스퍼트' 여자 계주, 극적 은메달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김길리의 막판 스퍼트 활약에 힘입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심석희-김길리-이소연-서휘민 순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한국은 레이스 초반 뒤로 처져 기회를 노렸다. 캐나다와 중국이 중반까지 선두 싸움을 펼치는 사이 한국은 3위로 침착하게 레이스를 이어갔다. 후반부에 접어들자 한국이 추월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아웃코스 추월이 계속 막히며 4바퀴를 남기고 4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김길리가 있었다. 김길리는 마지막 반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추월해 단숨에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라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김길리는 기자회견에서 "계주에서 아쉬웠다. 자리를 잘 지켰다면 네덜란드에 추월 시도를 했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대회 전 미디어데이 때 다관왕을 하겠다고 선언해 부담이 됐지만 이뤄서 마음이 편안하다"고 덧붙였다.

아웃코스 추월 비결을 묻자 "운동량을 많이 가져가고 장거리 러닝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한국 남자 계주, 레이스 중 미끄러져 '노메달'





한국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줄곧 선두를 유지하다가 넘어져 아쉬움을 삼켰다. 중국이 금메달, 네덜란드가 은메달, 벨기에가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황대헌-김건우-박지원-장성우 순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후미에서 기회를 노리는 작전이 아닌 초반부터 2위로 나서 침착하게 레이스를 펼쳤다. 15바퀴를 남기고 모든 팀이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계속 선두를 유지했지만 김건우가 13바퀴를 남기고 넘어졌다. 한국은 일어서 끝까지 질주했지만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대헌. /사진=뉴시스 황대헌. /사진=뉴시스
레이스 펼치는 황대헌. /사진=뉴시스 레이스 펼치는 황대헌. /사진=뉴시스




'개인전 노메달' 황대헌 "많은 분이 응원해줘 힘이 났다"





황대헌(강원도청)은 500m 준결선에서 리우 샤오앙, 리우 샤오린 형제와 만나 수차례 재경기를 벌이는 접전을 끝에 4위로 탈락했다. 마지막 재경기에서 황대헌은 레이스 도중 스케이트 날에 문제가 생긴 듯 경기를 포기했다. 이어진 파이널B에선 2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를 개인전 노메달로 마쳤다.

경기 후 황대헌은 "평창 올림픽 이후 첫 국내 경기라서 오랜만에 설렜고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많이 났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준결선 경기에서 여러 번 재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 "모든 종목이 치열하겠지만 500m는 스타트로 순위가 결정이 돼는 경기라 출발 때 거친 경쟁이 있었다. 날에 문제가 없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대헌은 지난 8~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중국 팬들은 황대헌이 머무는 호텔 방 앞까지 찾아와 악연으로 얽힌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언급하며 조롱하는 불미스러운 일을 겼었다. 선 넘은 행위에 황대헌은 불안감을 호소했고 한국 빙상경기연맹이 중국 측에 항의해 황대헌이 묵던 16층 복도에 보안 요원을 세웠다.

정신적 충격을 잘 극복했냐고 묻자 "아무래도 극복이라기보단 받아들이려고 했다. (중국 관중들이) 응원하는 선수가 다 달랐지만, 싫어하는 선수는 한 명이었는데 나를 모두가 응원해준다고 생각하고 버텼다"고 말했다.

황대헌. /사진=뉴시스 황대헌.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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