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림 간절한 소망 "동료들 우승반지 받는 걸 지켜만 봤는데..." 2번째 PS서 '정상도전'

부산=양정웅 기자  |  2024.02.10 07:31
삼성생명 강유림(가운데). 삼성생명 강유림(가운데).
3년 전 동료들이 우승반지를 받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강유림(27·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이 본인도 정상에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9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부산 BNK 썸과 원정경기에서 67-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생명은 지난 2일 신한은행과 경기부터 3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13승 12패(승률 0.520)를 기록했다. 시즌 5경기를 남겨두고 4위 하나원큐와 승차도 4.5경기 차로 벌어지며 사실상 3위 자리를 확정짓는 모양새다.


삼성생명은 이날 경기에서 배혜윤(12득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키아나 스미스(17득점) 두 선수가 공격을 주도했고, 이해란 역시 12득점 6리바운드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침착하게 득점을 올렸던 강유림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강유림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풀타임에 가까운 39분 12초를 소화, 12득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3블록슛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준수한 수치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마지막 결정적인 득점을 올려주면서 패배 직전까지 갔던 팀을 구해냈다.


삼성생명 강유림이 9일 BNK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삼성생명 강유림이 9일 BNK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초반만 해도 강유림은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1쿼터에만 3차례 3점슛을 시도했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그나마 리바운드를 따내 공격권을 가져왔지만 동료들이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나마 2쿼터에는 BNK가 쫓아올 때마다 점수를 올리면서 팀이 리드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팀은 전반 막판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3쿼터에도 2득점에 그쳤던 강유림은 그러나 4쿼터 막판 결정적인 두 번의 득점으로 팀을 도왔다. 4쿼터 한때 55-60으로 뒤지던 삼성생명은 키아나 스미스와 배혜윤의 연속 득점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왔다. 2분 30여 초를 남겨놓은 시점, 코너에 있던 강유림은 이주연의 패스를 받아 BNK 수비가 뚫린 틈을 타 골밑으로 돌파해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61-60으로 경기를 뒤집는 순간이었다.

이어 재역전을 허용하며 63-64로 뒤지던 상황에서는 상대의 파울 작전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이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삼성생명은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날 강유림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참여했고, 상대 슛 타이밍을 읽고 블록을 성공시키면서 기여했다. 광주대 시절 대학리그 최고의 빅맨으로 활약하던 모습을 재현하는 듯했다.

삼성생명 강유림(왼쪽)이 9일 BNK전에서 슛을 쏘고 있다. /사진=WKBL 삼성생명 강유림(왼쪽)이 9일 BNK전에서 슛을 쏘고 있다. /사진=WKBL
경기 후 강유림은 "오늘은 질 뻔했던 경기였다. 운이 따라준 것도 있다"며 "점수가 벌어졌을 때 안일하게 (점수를) 줬다. 이겨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12점 차까지 벌어졌다가 따라잡혔을 때를 떠올린 그는 "점수가 벌어졌다는 생각에 살짝 집중을 못했다. 루즈볼도 상대방이 더 많이 가져갔다"고 진단했다.

사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29일 부산에서 열린 BNK와 2라운드 맞대결에서 경기 종료 3.6초를 남겨놓고 통한의 역전을 당하며 58-59로 패배했던 아픔이 있었다. "사직에서 그런 것이 많았다"고 말한 강유림은 "오늘(9일)은 끝나면 외박이다. 지면 분위기가 안 좋을 것 같았다"며 "수비, 리바운드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내에는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한 멤버들이 많다. 강유림보다 6살이나 어린 가드 조수아(21)도 우승반지가 있다. 하지만 강유림은 우승 다음 시즌에 트레이드로 넘어오는 바람에 이를 경험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경험은 지난해 BNK와 있었지만, 2연패로 물러나고 말았다.

삼성생명은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곧 3위를 확정짓게 된다. 강유림은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뛰어보니까 챔프전에서 뛰어보고 싶다. 맛보니까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2021~22시즌 이적 후 첫 경기에서 동료들이 우승반지 시상식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는 없었기 때문에 뒤에서 구경했다"고 말한 그는 "그때 보고 하나 갖고싶다고 생각했다"며 의지를 다졌다.

삼성생명 강유림(오른쪽)이 2022~23시즌 WKBL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했다. /사진=WKBL 삼성생명 강유림(오른쪽)이 2022~23시즌 WKBL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했다. /사진=WKBL
강유림은 지난해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정규시즌 30경기에서 평균 34분 2초를 소화한 그는 12.8득점 5.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은 36.7%에 달하며 새로운 슈터의 탄생을 예고하는 듯했다. 이런 활약 속에 기량발전상(MIP)을 수상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도 나갔다. 하지만 올해는 3점슛 성공률이 21.6%까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팀에서 3점슛을 던질 만한 게 강유림과 신이슬, 이주연 세 선수인데, 현재 처져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유림이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가면서 나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비록 이날도 3점포는 나오지 않았지만, 강유림은 다른 방식으로 팀에 기여했다.

한편 인터뷰가 끝날 때쯤 강유림은 갑자기 "이런 거 얘기해도 되나"며 KBL 창원 LG의 이관희(36)가 선수단에 간식을 사줬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강유림은 "저는 친분이 없는데 구단 분들과 친하다"고 설명했다. 이관희는 과거 서울 삼성에서 뛰었는데, 남녀 농구단은 모두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 트레이닝 센터(STC)를 클럽하우스로 사용하고 있어 교류가 있는 편이다.

강유림. /사진=WKBL 강유림.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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