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실패→美 캠프 이탈→1군 콜업 첫 타석부터 안타라니' 재능은 진짜 천재다... 사령탑 "체지방 줄어"

잠실=김우종 기자  |  2024.04.15 05:41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때려내는 순간.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때려내는 순간.
LG 트윈스 구단 내부에서는 그를 두고 방망이 하나만큼은 진짜라고 말한다. 차명석 LG 단장이 "김범석(20)이라는 고유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김범석이 1군 콜업되자마자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트렸다. 또 포수로도 1군 무대에서 첫 경기를 소화했다.


LG는 지난 2022년 9월에 열린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범석을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지명했다. 김범석은 2022년 고교 무대에서 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7(83타수 28안타) 10홈런 31타점, 24개의 4사구, OPS(출루율+장타율) 1.227을 마크했다. 경남고 주전 포수로 황금사자기대회 우승을 이끌었으며, 18세 이하(U-18)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서는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한 구단의 스카우트는 "한 마디로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포수가 김범석"이라면서 "실력과 인성을 두루 겸비했으며,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다. 기대하는 대로 성장한다면 '제2의 양의지(두산)'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범석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인해 주로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LG는 장기적으로 봤다.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은 누구보다 선수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사령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범석도 마찬가지. 2024시즌을 앞두고 염 감독의 구상에는 김범석이 자리하고 있었다. 포지션은 1루수가 아닌 포수. 염 감독은 "1루수가 아닌 포수를 해야 리그에서도 더욱 높은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지난 12일 김범석을 1군으로 콜업한 직후에도 "우리 구단의 육성 프로그램에 1루수는 없다. 포수로 커야 (김)범석이도, 팀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김범석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도중 체중 감량에 실패하면서 중도 귀국했다. 당시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직접 느껴야 하는 것이다. 옆에서 아무리 살을 빼라고 말한다고 할지라도 본인이 느끼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복사근 부상을 당한 김범석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재활에 전념했다. 퓨처스리그도 뛴 그는 지난 12일 올 시즌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LG 김범석(왼쪽)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7회 타석에 들어서는 정수빈을 지켜보고 있다. LG 김범석(왼쪽)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7회 타석에 들어서는 정수빈을 지켜보고 있다.
염 감독은 "수비 훈련은 더 해야 한다. 점수 차가 많이 날 때 기회를 주다가 어느 정도 되겠다 싶으면 (박)동원이가 쉬어야 할 때 선발로 한 번씩 내보낼 예정"이라고 기용법을 설명했다. 이어 "정말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니까 믿어보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방법과 방향을 이야기해도 본인이 실행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결국 본인이 해야 한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또 염 감독은 "체지방은 그래도 빠졌다"고 했다.


그런 김범석이 콜업 사흘 만인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7회말 교체로 들어가 포수 마스크를 먼저 쓴 김범석은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김범석은 두산 불펜 최지강을 상대로 초구 몸쪽 볼(149km 투심)을 그냥 지켜봤다. 투구 이후 공보다는 투수 쪽을 계속 바라보며 가볍게 볼을 골라냈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이전 공보다 공 1개 정도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온 몸쪽 투심(149km) 받아쳐 좌전 안타를 터트렸다. 올 시즌 1군 무대 첫 타석에서 곧바로 안타를 쳐낸 것이다. 그의 타격 재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이후 김범석은 8회에도 포수 마스크를 쓰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쳤다. 비록 그가 포수로 뛴 7회와 8회에 2실점씩 기록하며 결국 팀도 패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1군 무대에서 처음 쓴 포수 마스크였기에 김범석으로서는 의미가 있었다. 과연 김범석을 올 시즌 좀 더 자주 1군 무대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때려내는 순간. /사진=뉴스1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때려내는 순간. /사진=뉴스1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친 뒤 1루로 뛰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LG 김범석이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안타를 친 뒤 1루로 뛰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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