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최상위에 있었다" 7억 5천 대신 입대 앞둔 사이드암 선택한 이유

김동윤 기자  |  2023.01.20 20:40
이강준./사진=롯데 자이언츠 이강준./사진=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선택한 FA 보상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우완 사이드암 이강준(22)이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2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 선수들이 빠지면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데려오겠다고 마음먹은 선수가 한두 명 있었다. 이강준은 우리가 추려놓은 명단 중 최상위에 있던 선수였다. 이강준이 빠진 것을 보고 보호선수 명단을 받고 한 시간도 안 돼서 롯데에 다시 건네줬다"고 밝혔다.

앞서 키움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획득해 롯데로 이적한 한현희(30)의 보상선수로 투수 유망주 이강준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8년 창단한 키움은 그동안 FA 보상선수를 받을 기회가 2차례 있었지만, 모두 보상금만 선택했다. 2009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로 이적한 정성훈(43)에 대한 보상으로 14억 4000만 원, 2016시즌 전 손승락(41)을 영입한 롯데를 상대로는 15억 9000만 원을 받았다.

이번에도 보상금만 받을 생각이 아예 없진 않았다. 한현희는 FA A등급이었고 키움은 그의 2022시즌 연봉(2억 5000만 원)의 300%인 7억 5000만 원을 수령하거나 200%인 5억 원과 보호선수 20인 외 1명을 받을 수 있었다.

고 단장은 "우리가 생각한 선수가 안 나왔다면 생각이 바뀌었을 것이다. 한현희가 계약한 그날 바로 롯데 쪽 명단을 뽑아서 바로 고민에 들어갔고 그 선수가 나오면 뽑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결정까지 쉽게 진행됐다"고 웃었다.

일찍부터 눈여겨본 선수였기에 더욱 결정이 쉬웠다. 180㎝, 80㎏의 이강준은 설악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KT위즈에 입단했다. 2021년 포수 김준태, 내야수 오윤석과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옮겼고, 통산 32경기 평균자책점 9.51을 기록했다. 올해 5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둔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고 단장은 "이강준을 보기 위해 원주까지 직접 간 적도 있다. 관련된 것을 전부 확인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었다. 제구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단점인데 당시 내가 적었던 수첩을 보니 이 정도는 잡을 확률이 더 높다고 돼 있었다"면서 "육성을 하려면 경험치를 많이 쌓게 해줘야 하는데 상무를 가게 됐다. 상무에 가면 많이 던질 수 있을 것이고 그런 경험을 통해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강준 역시 떠나간 한현희와 같은 우완 사이드암이다. 베테랑을 좀 더 어리고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로 대체한 셈이 됐다.

고 단장은 "사이드암인 점은 고려하지 않았다. 가장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었다"면서 "이강준은 볼 끝 힘이 굉장히 좋은 선수다. 또 무브먼트가 뛰어나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다. 이런 부분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 있게 뽑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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