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손흥민과 콘테... 한 시즌 만에 확 줄어든 입지

김명석 기자  |  2023.01.21 07:48
토트넘 손흥민. /AFPBBNews=뉴스1 토트넘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31)과 안토니오 콘테(54·이탈리아) 감독의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손흥민은 골 침묵이 이어지면서 '선발 제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고, 토트넘의 부진과 맞물려 콘테 감독의 거취도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토트넘의 성공을 이끌었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토트넘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23골)에 올랐던 손흥민이지만, 이번 시즌엔 리그 18경기에서 단 4골에 그치고 있다. 그마저도 4골 중 3골은 레스터 시티전에 몰아 나왔으니, 18경기 중 16경기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몰아넣기에 강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지난 시즌 EPL 득점왕의 기세가 크게 꺾인 흐름인 건 부정할 수 없다.

여러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전술은 지난 시즌 'EPL 득점왕' 손흥민의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게 아니라, 동선이나 포지션 등이 오히려 손흥민의 존재감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34)와 부조화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시즌 대비 손흥민의 드리블 횟수는 크게 줄고, 태클 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점은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침묵이 길어지다 보니 손흥민 스스로의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여기에 지난 11월엔 눈 주위 뼈 네 군데가 굴절돼 수술대에 올랐고, 악조건 속에서도 가까스로 카타르 월드컵까지 치렀다. 월드컵을 마친 뒤에는 다른 공격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제대로 휴식조차 취하지 못했다. 한번 꼬인 흐름이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20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20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맨시티에 유독 강했던 손흥민이지만, 이날은 빗맞은 헤더 슈팅이 유일한 슈팅이었다. 예년 같으면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를 기대했을 장면에 상대 태클에 막히거나, 슈팅이나 패스 타이밍이 자꾸 늦어 공격 흐름을 놓치는 장면도 많았다. 그나마 콘테 감독으로부터 '풀타임'을 보장받고 있긴 하지만 이미 현지에선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손흥민뿐만이 아니다. 콘테 감독의 설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리그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던 토트넘이지만 최근 10경기 성적은 3승 1무 6패, 최근엔 1승 3패로 '추락'하고 있는 탓이다. 라이벌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에서는 홈·원정 모두 졌고, 최근 맨시티 원정에서는 먼저 2골을 넣고도 내리 4골을 실점해 허망한 역전패를 당했다.

비판의 시선은 오롯이 콘테 감독으로 향한다. 극심한 수비 불안을 바탕으로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는데도 이렇다 할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고, 3-4-2-1 전형을 토대로 한 전술적인 틀에도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엔 콘테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큰 관심이었다면, 이제는 콘테 감독의 경질 가능성과 함께 토마스 투헬(50·독일) 전 첼시 감독 등 후임 사령탑들의 이름까지 오르내리고 있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손흥민과 콘테 감독은 지난 시즌 추락하던 토트넘이 EPL 4위까지 오르는데 중심에 섰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예상밖의 상황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콘테 감독 부임 이후, 특히 시즌 후반부 득점력이 폭발해 팀 내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콘테 감독도 부임 후 전술 변화와 맞물려 팀을 리그 4위까지 이끌었다. 토트넘이 챔스 진출권을 따낸 건 3년 만의 일이었는데, 그 중심에 손흥민과 콘테 감독이 있었다.

다음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이 17%까지 추락한 건 손흥민과 콘테 감독이 나란히 '위기'에 빠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브닝스탠다드는 "콘테 감독은 맨시티전 패배로 이제 더 큰 압박을 받게 됐다"면서 "손흥민은 시즌 내내 부진했던 만큼 이제는 케인과 데얀 쿨루셉스키, 히샬리송이 공격진을 구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손흥민과 콘테 감독 모두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의미다.

안토니오 콘테(왼쪽)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안토니오 콘테(왼쪽)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