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달 초 돌아온 류현진의 최다 이닝이었다.
류현진은 경기 시작 후 3회까지 10타자를 상대로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이후 4회 로비 그로스먼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고, 6회에도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내줬지만 무너지지 않고 버텨줬다. 비록 팀이 3-6으로 패배하면서 시즌 4승 도전은 무산됐지만 토미 존 수술 후 지난달 2일 복귀한 류현진의 최고 투구였다.
이날 류현진은 총 82구를 던지면서 포심 패스트볼 25구(30%), 체인지업과 커터 각 18구(22%), 커브 16구(20%), 싱커 5구(6%)를 투구했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88.9마일(약 143.1km)로 시즌 평균(142.3km)보다 살짝 빨랐다.

특히 4회 미치 가버 타석에서는 서로 다른 구종 3개(싱커, 커터, 체인지업)를 한 코스에 집어넣는 신기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이에 타이밍을 빼앗긴 가버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홈런을 맞은 바로 다음 타자였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이날 잡은 삼진 중에서도 몸쪽 공의 비중이 높았다. 3회 조너선 오넬라스와 5회 레오디 타베라스는 깊은 곳으로 들어오는 속구에 방망이를 내밀지도 못하고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야말로 제구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류현진의 신무기로 등장한 느린 커브도 타이밍을 뺏는 역할을 했다. 이날 류현진의 커브 최저 구속은 62.5마일(약 100.6km)로, 패스트볼 최고 구속(90.6마일, 약 145.8km)과는 무려 45km의 차이가 났다. 5회 타베라스를 삼진으로 잡을 때도 69.8마일(약 112.3km) 커브를 보여준 뒤 90.6마일 패스트볼(약 145.8km)을 찔러 넣어 선채로 삼진을 당하게 했다.
4회에는 내서니얼 로우를 허를 찌르는 낙차 큰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타자가 몸을 뒤로 제칠 정도로 큰 궤적을 그렸다. 이 공을 본 메이저리그 투구 분석 전문가 '피칭닌자' 롭 프리드먼은 무지개 이모티콘을 그리며 감탄할 정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