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맞아? K리그 2경기 관전→5일 만에 출국이라니

이원희 기자  |  2023.09.20 18:0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14일 입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14일 입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14일 입국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지난 14일 입국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인터뷰 장면.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인터뷰 장면.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59)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 한국을 떠났다. 오랜만에 귀국했는데,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출국했다.


20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택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로스로 떠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개인 업무를 처리한 뒤 유럽파를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에서 열린 9월 A매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4일 귀국했다. 무려 45일 만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5일 만에 다시 한국을 떠났다.

지난 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꾸준히 '잦은 외유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국내 체류 일정을 포함해 한국에 머문 시간은 73일 밖에 되지 않는다. 취임 기자회견 당시 그가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면 국내 상주는 당연하다"고 당당히 선언했기에 더욱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그간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에서 K리그 선수들을 관찰하는 대신 한국 대표팀 일정과 전혀 상관없는 빅 이벤트에 참석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조추첨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고, ESPN 패널로 출연해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등 다른 국적의 선수들을 분석했다.

사실 이번 입국도 이뤄지지 않을 뻔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경기를 마치고 자신의 조국인 독일로 이동, 김민재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갑자기 일정을 바꿨고, 14일 K리그에서 뛰는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귀국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분들이 저를 기다린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 협회 관계자들로부터 보통은 해외 원정을 마치면, 선수단과 함께 감독도 귀국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자의가 아닌 협회 요청에 따라 귀국한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차두리 대표팀 코치(오른쪽)와 함께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사진=OSEN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차두리 대표팀 코치(오른쪽)와 함께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주FC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사진=OSEN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가운데)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가운데)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클린스만 감독의 국내 일정은 K리그 경기를 관전하는 것이었다. 지난 16일에 열린 전주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강원FC, 17일 서울에서 진행된 FC서울과 광주FC의 K리그 경기였다. 이번 K리그 관전도 지난 6월 24일 수원삼성과 FC서울전 '슈퍼매치'를 지켜본 이후 3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이번 주중에 K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아시안 챔피언스리그, 주말에는 K리그 31라운드 일정이 열리는데도 급하게 출국길에 올랐다. 마치 보여주기식 같은 일정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K리그를 소홀히 한다'는 비난이 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매번 유럽파를 체크한다는 목적과 함께 유럽으로 향한다. 하지만 '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은 대표팀 핵심 전력들이다. 이들이 잠시나마 부진한다고 해서 대표팀 명단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유럽파에 대한 활약상, 소식 등도 K리그보다는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그 어느 선수보다도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

하지만 K리그 선수들에게는 이런 세심함이 부족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풀백 안현범(전북현대)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6월 '풀백' 안현범을 처음 선발했을 당시 "직접 경기를 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안현범은 A매치 데뷔전이었던 페루전에서 소속팀과 다른 임무를 부여받았는데, 상당히 고전한 바 있다. 선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여기에 1승 3무 2패라는 부진한 성적까지 겹치면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축구팬들의 불만은 점점 거세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이런 여러 논란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변화보다는 국내 축구팬들을 향해 요구부터 건넸다. 앞서 그는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까지 긍정적인 여론과 반응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팀이 성공한다. 내부적으로 우리가 아무리 강하게 뭉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다고 해도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 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한국은 10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평가전을 가진다. 이후 11월 16일, 11월 21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이 언급한 중간 점검 무대 '아시안컵'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 회색 트레이닝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 회색 트레이닝복).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팀 훈련을 지도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팀 훈련을 지도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또 클린스만 감독은 조국 독일의 부진을 예로 들었다. 독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하는 부진을 경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은 월드컵 전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 분위기도 부정적이었다. 결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며 "긍정적인 여론과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우리와 선수들이 에너지를 받는다. 대표팀은 결국 국민의 팀이다. 국가를 대표하는 팀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도움이 된다. 좋은 성적이나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 질타하고, 비난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안컵까지는 우리 선수단, 코치진, 그리고 미디어들과 함께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준비해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래야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팀 경기 지켜보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대표팀 경기 지켜보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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