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때녀' 채리나 "축구할 땐 반말도 OK..꼰대 언니 아냐" [인터뷰①]

SBS '골 때리는 그녀들' 2회 슈퍼리그 우승팀 FC 탑걸 주장 채리나 인터뷰

윤성열 기자  |  2023.01.30 14:51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 했던가. SBS 축구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 FC 탑걸이 제 2회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언더독'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불굴의 의지로 당당히 챔피언에 등극했다.


FC 탑걸은 지난 25일 방송된 결승전에서 FC 구척장신을 상대로 4대 2 승리를 거두며 명실상부 '골때녀'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스타뉴스는 결승전 방송 이후 FC 탑걸의 주장 채리나와 인터뷰를 가졌다. FC 탑걸은 여자 가수들로 이뤄진 팀이다. 채리나는 그룹 룰라와 디바 멤버로 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스타다.

이제 무대가 아닌 축구장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는 그는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서 일궈낸 성적이라 뭐라 더 표현 못할 만큼 너무 기뻤다"고 감격의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저희 진짜 하루도 빼놓지 않고 거의 연습했거든요. 오늘 배운 게 있으면 내일 까먹고, 자꾸 깜빡 깜빡하는 나이대라 몸으로 익히려고 했어요. 누구 하나 실수하면 더 메워주려고 노력하고요. 그렇게 같이 일궈낸 성과라 정말 기뻐요. 언더독이란 얘기도 있었는데 7연승을 하면서 운도 좀 따랐던 것 같아요."

/사진=SBS /사진=SBS




'언더독'의 반란 "순위 싸움에 익숙한 가수들..연패 자존심 상해"





FC 탑걸은 결성 초기만 해도 그리 주목을 받던 팀은 아니었다. '골때녀' 시즌2 신생팀으로 합류한 FC 탑걸은 리그 전에서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약체로 지목됐다. 평균 연령도 높다 보니 금세 지치는 체력은 약점으로 지적됐고, 기본기도 부족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FC 탑걸은 챌린지 리그에서 3연승을 거둬 슈퍼리그로 승격했다. 슈퍼리그에서도 4연승을 달리며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채리나는 "사실 저희 같은 가수들은 활동하면서 차트 싸움을 하다 보니까 숫자에 좀 더 집착하는 게 있는 것 같다"며 "처음 연패를 당하고 나서 자존심이 많이 상하더라"고 털어놨다.

FC 탑걸은 리그 전 당시 SBS 사장에게 받은 회식비를 축구 레슨비로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채리나는 "순위 싸움에 익숙한 친구들이라 의기투합이 잘 됐다"며 "회식비를 레슨비로 쓰자고 제안했는데 멤버들이 모두 동의했다. 한 달 동안 리그 쉴 때 우린 계속 모여서 연습하고 팀워크를 다지고 기본기를 닦았다"고 전했다.

방출팀이 결정되는 챌린지 리그에선 매 경기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뛰었다고. "아파도 뛰었어요. 발에 물집이 생기고 다 까지고 있는 와중에도 뛰고, 눈에 실핏줄이 터져도 뛰었어요. 젖 먹던 힘까지 다 쓰면서 했죠. 이상하게 그런 힘이 나더라고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팀을 위해서..."

가수 채리나 '골 때리는 그녀들' 단독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가수 채리나 '골 때리는 그녀들' 단독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가요계 대선배라도..필드에선 '리나! 정신 차려'





채리나는 멤버들의 멘탈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했다. 멤버들은 그를 '전화 상담원'이라고 부른다고.

"개개인의 성격이 다르고, 어떤 게 좋고 싫은지 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운동을 끝내고 돌아오면 애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들의 마음을 듣고 뭐가 힘든지 짚어줬어요. 고되게 운동을 시키기보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할 수 있게끔 신경 썼죠. 그렇게 각자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맘으로 임하고 있는지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뭔가 더 끈끈해지는 것 같았어요. 경기를 하면서도 도움이 됐죠. 방송에서도 좀 더 조직력 있고 끈끈해 보이고 서로 아끼는 게 많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같이 마음을 보듬어 주면서 여기까지 왔다 생각해요."

가요계 선후배 간에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있다. 하지만 채리나는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자신도 팀의 일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채리나는 "맨 처음엔 애들이 날 어려워했다"며 "강산이 두 번 변했을 만큼 나이 차가 있는 동생도 있고, 게다가 내가 엄청 센 이미지가 있으니까 더 어려워했다. 그런데 내가 필드에선 그냥 '리나, 리나' 외치면서 반말하라고 했다. 실수하면 '정신 차려'라고 소리도 지르라고 했다"고 전했다.

"가요계 선배를 떠나 축구는 같이 시작했으니까 선배, 후배가 어딨어요. 다행히 제가 꼰대는 아니라서 아이들에게 더 편하게 생각하라고 하고, 아이들도 저를 막 대해요. 필드 위에서 축구할 때만큼은 다 허락합니다. 하하하."

-인터뷰②에 이어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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