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엔트리 안 뺀다" 한숨 돌린 이숭용 감독, KIA 외인도 챙겼다 "가족까지 욕 먹는 거 원치 않아" [인천 현장]

인천=김동윤 기자  |  2024.04.18 16:40
KIA 윌 크로우(왼쪽)가 17일 인천 SSG전 1회말 최정을 맞힌 후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사진=OSEN KIA 윌 크로우(왼쪽)가 17일 인천 SSG전 1회말 최정을 맞힌 후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사진=OSEN
SSG 랜더스가 최정(37)의 부상 소식에 한숨을 돌렸다. SSG 이숭용 감독은 최정의 건강한 복귀를 바라면서, 그와 동시에 KIA 윌 크로우를 향한 비난도 잦아들길 바랐다.


SSG 이숭용 감독은 18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최정이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더 큰 부상이 아니라 천만다행이다.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고 3~4일 정도 경과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날(17일) 최정은 1회 말 첫 타석에서 KIA 외국인 선발 크로우의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에 맞고 박지환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최정은 쉽게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허리를 숙이며 고통을 호소해 상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초기 검진 결과는 CT와 MRI상 하얀 선이 보인 탓에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 진단이 나왔다. 뼈가 붙기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최소 한 달의 결장도 예상됐다.

그러나 18일 오전과 오후 두 곳의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실시한 결과, 두 곳 모두 좌측 갈비뼈 부위 단순 타박이라는 동일한 소견을 받았다. SSG로서는 그야말로 불행 중 다행인 상황이다.

이숭용 감독은 "맞자마자 느낌이 좋지 않았다.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최정의 표정을 보는 순간 바로 바꾸고 싶었다. 최정이 웬만하면 아픈 표정을 안 짓는데 어제는 숨도 못 쉬었다. 그래서 100% 미세 골절이라 봤는데 다행히 어제보다 오늘은 괜찮다고 했다. 정말 다행이다"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SSG 이숭용 감독(맨 왼쪽)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사구에 맞아 그라운드를 떠나는 최정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SSG 이숭용 감독(맨 왼쪽)이 17일 인천 KIA전에서 사구에 맞아 그라운드를 떠나는 최정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KIA 윌 크로우가 17일 인천 SSG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IA 윌 크로우가 17일 인천 SSG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놀란 건 맞힌 KIA 쪽도 마찬가지였다. KIA 크로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최정 선수 본인에게 굉장히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최정 선수가 기록 경신을 앞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걸 보러 오신 많은 팬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KIA 이범호 감독도 경기 직후 SSG 벤치를 찾아가 직접 이숭용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기 후 소감에서도 이범호 감독은 "경기 직후 최정 선수 부상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모쪼록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기 후에도 경기장 안팎에서는 팬들 사이에 불필요한 추측성 논란이 제기됐다. 결국 그날 밤 크로우는 자신의 SNS에 재차 사과의 뜻을 전해야 했다. 크로우는 한글로 "오늘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사과드리고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우선 공에 맞은 최정 선수에게 사과드리고 절대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해당 일에 대해 팬 여러분이 많이 놀라셨던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다만, 제 가족을 언급하며 다소 지나친 욕설이나 폭언은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열렬한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시는 KBO 팬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오늘 있었던 사구 관련해 사과 말씀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KIA 크로우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밤늦게 다시 한 번 최정과 SSG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윌 크로우 SNS KIA 크로우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밤늦게 다시 한 번 최정과 SSG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윌 크로우 SNS


일부 팬들의 과한 언사와 추측성 이야기는 피해 당사자인 SSG와 최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숭용 감독 역시 "크로우의 사구는 게임의 일부일 뿐이다"고 감싸며 "그런데도 이범호 감독과 진갑용 수석코치가 경기 후 직접 와 사과해줘서 고마웠다. 이번일이 이 이상 크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크로우 선수의 가족까지 욕을 먹는 건 원치 않는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날 SSG는 최지훈(중견수)-김성현(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박성한(유격수)-하재훈(우익수)-이지영(포수)-박지환(2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로버트 더거.

1군 엔트리에도 변동이 있었다. 전날 각각 2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책임진 이기순과 최민준이 퓨처스로 향한다. 그 자리에는 내야수 최준우와 투수 이건욱이 올라온다.

최정의 빈자리는 최근 페이스가 좋은 고명준과 신인 박지환이 채운다.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이 예기치 않은 상황에 들어갔는데 데뷔 첫 안타도 치고 잘해줬다. 코치진도 모두 호평해서 타순도 올려볼까 했는데 일단 9번엘 올렸다"며 "김성현이 3루로 들어간다. 박지환이 지금으로서는 3루보다는 2루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박지환으로서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잘하면 계속 기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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