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홈런 대포군단 미쳤다!' 구자욱 스리런-김영웅 솔로포 작렬, 'LG 킬러'도 지웠다 [PO1 현장]

대구=안호근 기자  |  2024.10.13 15:11
삼성 구자욱(왼쪽)이 13일 LG와 PO 1차전에서 3회말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삼성 구자욱(왼쪽)이 13일 LG와 PO 1차전에서 3회말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역시 시즌은 시즌이고, 가을야구는 가을야구다.

야구계에서 통용되는 이야기다. 데이터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가을야구에서는 그것만으로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포군단' 삼성 라이온즈의 홈런 대장 구자욱(31)이 시즌 통계를 비웃듯 호쾌한 홈런포를 날렸다.


구자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상대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3회말 4-0으로 앞서가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준PO를 5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LG지만 삼성이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과 달아오른 LG 타선 등의 변수가 겹쳤기 때문이다.


삼성은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에 시즌 중반 부상 이후 가을야구에서야 복귀하는 좌완 이승현에 의존해 3선발 체제를 꾸리기로 했다. 4차전엔 레예스가 사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 어려움이 예고돼 있었다.

더구나 이날 LG 선발 최원태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9승 7패 평균자책점(ERA) 4.26을 기록했는데 삼성전 2경기에선 1승 ERA 0.84로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삼성 타선의 최원태 상대 타율은 0.143에 불과했다.


3회말 홈런을 날린 뒤 배트플립을 하는 구자욱. /사진=김진경 대기자 3회말 홈런을 날린 뒤 배트플립을 하는 구자욱.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러나 시작이 좋았다. 1회 윤정빈의 2루타에 이어 구자욱의 2루수 옆 내야 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잡은 삼성은 르윈 디아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3회 김지찬과 윤정빈이 연속 안타로 출루하자 LG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한 차례 최원태를 진정시킨 뒤 다시 경기가 재개됐다. 타석에 오른 구자욱은 올 시즌 최원태를 상대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직전 시즌까지 최원태만 만나면 강해졌지만 올 시즌엔 긴 침묵을 보였다.

무사 1,3루에 타석에 오른 사자군단 주장은 남다른 집중력을 뽐냈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 시속 138㎞ 커터가 높게 제구됐고 구자욱은 강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경쾌한 타격음을 내며 뻗어나간 타구는 비거리 125m의 아치를 그렸다.

선발진의 무게감에서 밀리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선 어떻게든 올 시즌 185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린 삼성의 대포가 터져야 했다. 올 시즌 33홈런을 날리며 삼성 대포군단을 이끈 구자욱의 한 방이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삼성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4회초 1점 추격을 허용했지만 다시 대포를 쏘아 올렸다. 4회엔 올 시즌 28홈런을 날린 히트상품 김영웅이 나섰다. 최원태 상대 3타수 무안타로 약했지만 중요한 무대에서 팀에 한 방을 선물했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PO에서 1차전 승리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75.8%(25/33)에 달했다. 가을야구에서도 결국 가장 큰 장점인 한 방으로 삼성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고 있다.

홈런을 친 구자욱(가운데)을 동료들이 격하게 반기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홈런을 친 구자욱(가운데)을 동료들이 격하게 반기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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