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 아니고 고영표라고?" 대만 당황한 기색, 류중일 감독 '연막작전' 대성공 [대만 현장]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  2024.11.13 09:32
고영표. /사진=김진경 대기자 고영표.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첫 경기를 앞두고 '류중일호'가 선발투수를 공개했다. 대만 현지에서는 예상치 못한 카드에 놀라는 분위기다.


대만 매체 ETtoday는 12일 "한국이 프리미어12 개막전에 곽빈(두산 베어스)이 아닌 고영표(KT 위즈)가 대만과 맞붙는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류중일(61)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대만 타이베이시 더 하워드 플라자 호텔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공식 기자회견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대만전 선발은) 일단 고영표 선수로 간다"고 밝혔다. 한국은 오는 13일 타이베이돔에서 대만과 B조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그동안 류 감독은 대만전 선발투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에도 "대만전 선발로 누구를 내보낼지 최일언 투수 코치와 상의해 결정한 상태"라며 "다만 비밀이다. (내가 이야기를 하면) 대만 언론에도 다 나오더라"면서 말을 아꼈다.

대만 매체에서는 곽빈이 개막전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의 성적을 올려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이에 대만 톈무 야구장에서 훈련할 당시에도 대만 언론들은 곽빈과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저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좋기 때문에, (나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곽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곽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하지만 결국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선택은 고영표였다. 류 감독은 "코칭스태프 생각이 대만의 스윙 유형이 밑으로 던지는 투수에게 잘 못 칠 것 같다"며 "전력분석도 그렇고, 그래서 고영표 선수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이 4명밖에 없어서 고영표가 호주전에도 들어가야 해서 2번 던저야 하니 그것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대만 언론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ETtoday는 "한국은 예상했던 곽빈이 아니라 고영표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고 전했다. 앞서 훈련 당시 한 대만 기자가 고영표의 이름을 언급한 뒤 "맞나요"라고 한국말로 묻자, 류 감독은 "몰라요"라고 웃으며 답한 바 있다.

고영표는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 100이닝을 소화하며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의 성적을 거뒀다. 퀄리티스타트(QS)는 9차례를 기록했고, 피안타율 0.333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55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초라했지만, 가을야구에서 KT가 예상 외 돌풍을 일으키는 데 있어 기여했다.


한편 기자회견 자리에서는 선발투수를 알려주지 않았던 대만의 정하오쥐 감독은 WBSC에 좌완 린위민(21)이 나온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거인 린위민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예선 2차전 대한민국전에 등판, 6이닝 4피인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만 결승전에서는 패전투수가 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대만 투수 린위민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 2차전 대한민국과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만 투수 린위민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 2차전 대한민국과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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