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황준서(왼쪽)와 정우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전체 1순위로 뽑혀 부침을 겪은 황준서(19)는 선배들처럼 팀 주축 투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그리고 올 시즌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정우주(18)는 시행착오 없이 단번에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까.
한화가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오프시즌에 돌입한다. 외부 자유계약선수(FA) 2명을 일찌감치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라이언 와이스도 붙잡았다. 이제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타자 한 명씩만 데려오면 다른 어떤 구단보다도 일찌감치 새 시즌 대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엄상백을 데려오며 리그 최강 수준 5선발 체제를 구축했고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해 내야를 더 탄탄히 했다. 투수들이 더 안심하고 던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는 두 명의 투수가 있다.
황준서는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힌 좌투수로 계약금 3억 5000만원을 받고 낯선 땅 대전으로 향했다. 시즌 초반 기회를 잡은 황준서는 씩씩한 투구로 데뷔전 선발승을 따내는 등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황준서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답답해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수년간 하위권에 머물며 좋은 자원을 데려왔던 팀이다. 지역 유망주를 기반으로 하는 1차 지명이 사라진 뒤엔 한화의 이러한 성적이 신인 드래프트에선 오히려 반갑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2022년 지역 연고에서 선발을 포기했고 KIA 타이거즈가 김도영을 데려가며 호남 지역 투수 최대어였던 문동주를 1차 지명으로 택할 수 있었다. 계약금 5억원을 건넬 만큼 기대가 큰 투수였다.
2023년엔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김서현을 영입했다. 그 또한 충청도 연고가 아닌 서울 출신 투수였다. 계약금은 마찬가지로 5억원.
첫 시즌은 아쉬웠다. 문동주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3경기에서 28⅔이닝 소화에 그쳤고 김서현은 제구에 크나 큰 문제를 나타내며 20경기 22⅓이닝만 소화했다.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서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서현은 올 시즌 초반에도 자신감을 찾지 못하고 좀처럼 기용되지 못했으나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뒤인 7월부터는 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37경기 38⅓이닝 동안 1승 2패 10홀드, ERA 3.76으로 훨훨 날았고 시즌 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4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로 리그 최고 불펜 투수로 성장했음을 널리 알렸다.
문동주는 두 차례나 당했던 부상 관리가 결정적이었고 김서현은 폼을 바꾸는 등 낯선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체감하며 자신감을 잃고 방황했다. 황준서와 정우주 성장에 좋은 오답노트가 됐다.
두 선배의 데뷔 시즌은 황준서로선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사례이고 이미 160㎞ 기대주의 시행착오를 두 번이나 겪은 한화로선 정우주를 데뷔 시즌부터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구장에서 시작할 2025시즌 가을야구,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리기에 향후 이전과 같이 빼어난 신인 선수들을 선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들의 성장이 더욱 중요한 한화다. 문동주와 김서현에 이어 황준서와 정우주까지 팀 주축 투수로 자리매김한다면 한화의 마운드는 향후 최소 5년은 걱정할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엔 더 없이 중요할 오프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25일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대상을 수상한 정우주. /사진=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