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뉴진스의 하니 분장을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KIA 변우혁(왼쪽)과 박정우가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각각 백지영과 옥택연 분장을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이준영(가운데서 왼쪽)과 전상현(가운데서 오른쪽)이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각각 브루노 마스와 로제로 분장해 부른 APT.를 부르고 특별상을 수상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36)의 예고대로였다. KIA 타이거즈 어린 선수들이 넘치는 끼로 5000명의 팬과 함께한 팬 페스티벌을 뒤집어놨다.
2024년 KBO 리그 통합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5000명의 팬과 함께 12번째 한국시리즈 제패의 기쁨을 누렸다.
KIA 선수단은 30일 오후 5시부터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팬 5000명과 함께했다. 이번 행사는 202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낸 KIA가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마련한 축제의 장이었다. 올해 이범호(43) 감독이 이끄는 KIA는 지난달 28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7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역대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행사에 앞서 광주광역시 주최로 열린 카퍼레이드가 분위기를 달궜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든 선수들이 탄 2층 버스가 오후 2시부터 광주 지하철 1호선 금남로5가 역부터 5.18 민주 광장까지 1.2㎞ 거리를 지나갔다. 1983년, 1989년 이후 35년에 열린 우승 카퍼레이드에는 약 1만 명의 광주 시민들이 모여 V12의 기쁨을 함께 즐겼다. 3번의 우승을 했지만, 카퍼레이드는 처음이었던 양현종(36)은 "항상 TV나 신문으로만 봤던 걸 내가 하니까 감격이었다. 정말 말도 안 되게 많이 와주셔서 너무 놀랐고 감사했다. 한 번 더 카퍼레이드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전 행사가 시작된 오후 3시 이전부터 김대중컨벤션센터에는 많은 팬이 몰려 우승 트로피 포토존과 팬 사인회 등을 즐겼다. 본 행사에서는 선수단과 우승 트로피 입장, 선수단 감사 인사,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 초대 가수의 축하 공연, 다시 외치는 한국시리즈 응원전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KIA 김도영이 30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4가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 우승 카퍼레이드 행사에서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KIA 김선빈, 양현종, 최원준(왼쪽부터)이 30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4가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 우승 카퍼레이드 행사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KIA 팬들이 30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4가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 우승 카퍼레이드 행사에서 선수단을 환영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그중 백미는 선수들이 팀을 이뤄 노래 경연을 한 'T 카운트다운' 무대였다. 2025 신인선수 11명이 포문을 연 무대에서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로 분장한 김도영이 '도니'라는 이름으로 나와 분위기를 뜨겁게 끌어올렸다. 평소 뉴진스의 팬으로 알려진 김도영은 올해 하니가 불러 화제가 된 마츠다 세이코(일본)의 푸른 산호초를 그대로 재현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노래 도중 자괴감이 드는 듯 박자를 놓치기도 했으나, 김도영은 일본어 원어로 1, 2절을 완창해 박수를 받았다. 나성범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나선 이의리는 "내년에 우리가 또 우승해서 (김)도영이와 하니 씨가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하지만 김도영은 시작에 불과했다. 변우혁(24)과 박정우(26)가 팀을 이룬 '미녀와 외야수' 팀은 백지영-옥택연의 '내 귀에 캔디'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 좌중을 충격에 빠트렸다. 특히 평소 노래를 잘 부르기로 유명한 변우혁은 과감한 의상과 함께 고음을 무리 없이 소화하며 팬들을 경악케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잠시 쉬어가는 코너인 줄 알았던 뮤직비디오 패러디에서는 필승조 이준영(32)과 전상현(28)이 '상한 로제 파스타'로 나서서 브루노 마스와 로제로 분장해 APT. (아파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준영은 시크하게 브루노 마스를 흉내냈고, 전상현은 섹시 투수라는 별명답게 요염한 몸놀림으로 원곡을 초월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결국 두 베테랑은 특별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KIA 유지성, 김민주, 유승철(왼쪽부터)가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잘자요 아가씨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변우혁(가운데서 왼쪽)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백지영으로 분장해 부른 '내 귀에 캔디'를 부르고 1위를 차지한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나성범(왼쪽)과 이의리가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T 카운트다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그 외에 팬들과 함께하는 코너 '갸퀴즈 온더 블록'에서 선수들은 팬들의 재치 있는 질문을 센스 있게 받아넘겼고, 이범호 감독은 차세대 '꽃'으로 김도영, 이의리, 한준수, 곽도규, 정해영 등을 지목하기도 했다. 전상현은 이 코너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아기신종>을 뒤에서부터 읽어달라는 팬들의 질문에 전상현이 종신기아를 외치는가 하면, '본인을 뛰어넘는 섹시가이'를 묻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없다"고 답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행사 막바지에도 이번 팬페스타를 위해 선수들이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며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로써 KIA는 화려했던 2024년을 팬들과 함께 마무리했다.
올해 KIA는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 감독이 교체되는 악재 속에 시작했다. 그러나 타이거즈 주장 출신이자 오랜 시간 선수들을 파악했던 이범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빠르게 정규 1위로 올라선 후 2위 팀들이 쫓아올 때마다 이겨내며 1위 자리를 단 11일밖에 내주지 않았다. 결국 9월 17일 인천 SSG전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을 4승 1패로 제압하며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섰다.
현장에서 만난 김도영은 "진짜 대박이었다. 그냥 그 생각밖에 안 난다. 너무 재미있었다. 솔직히 그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 선수들도 전부 놀랐다. 사진을 엄청나게 찍은 것 같다. 신기했다.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 2025년 다시 우승하고, 또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00명의 KIA 팬들이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참석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양현종(가운데)이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이범호 감독(오른쪽)이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팬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도영(가운데)이 30일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V12 타이거즈 페스타'에서 율동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