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최장 기간 99번' 류현진, 저지에게 타이틀 넘기나

김동윤 기자  |  2023.01.22 19:09
류현진./AFPBBNews=뉴스1 류현진./AFPBBNews=뉴스1
전세계 스포츠를 통틀어 99번은 쉽게 보이지 않는 등번호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62) 정도만이 99번을 의미 있게 만들었다. NHL에서 99번은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아무도 달 수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도 99번을 한 시즌이라도 단 선수는 뉴욕 양키스가 1929년 도입한 지 94년이 흐른 지금까지 24명뿐이었다. 여기에 한 명의 선수가 2023시즌부터 99번을 달고 경기를 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애틀랜타의 우완 투수 스펜서 스트라이더(25)가 등번호를 99번으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스트라이더는 풀타임 첫 시즌이던 지난해 31경기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7, 131⅔이닝 202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를 차지했다. 9이닝당 13.8개를 잡아내는 압도적인 구위에 벌써 사이영상 후보로 언급하는 의견도 나온다.

65번을 달았던 스트라이더가 99번을 선택한 이유는 1989년 영화 메이저리그의 주인공 릭 본(찰리 쉰 배역) 때문이었다. 스트라이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메이저리그고 '와일드 씽'으로 불린 본을 좋아한다. 그와 나 사이에서 몇 가지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등번호를 선택하는 이유는 선수마다 제각각이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99번으로 가장 유명한 애런 저지(31·뉴욕 양키스)는 자신의 타구속도(시속 99마일)과 비슷해 골랐다.

한화 시절 류현진. 한화 시절 류현진.


메이저리그 등번호 99번하면 류현진(36·토론토)을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시절 15번을 달았다가 원주인 구대성(53)의 복귀로 99번을 달았다. 그 후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거듭났고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 후에도 등번호를 유지했다. 10년간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간 결과,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99번을 가장 오래 단 선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2015년을 부상으로 아예 뛰지 못해 집계에는 빠졌음에도 9시즌으로 최다다.

하지만 이 기록도 위태로워졌다. 류현진이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면서 메이저리그 커리어 최대 위기에 놓였기 때문. 올해 7월 복귀를 목표로 했지만, 두 번째 팔꿈치 수술, 많은 나이 등 여러 이유로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물론 류현진이 몇 년 더 활약한다 해도 '99번 최다 타이틀'은 언젠가 저지에게 넘어갈 것은 자명하다. 류현진 다음으로 99번을 많이 달았던 선수가 8번의 다구치 소(54·은퇴)였고 그다음이 7번의 저지였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저지는 이번 오프시즌 양키스와 9년 3억 6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해 앞으로 류현진을 뛰어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99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킬 수 없다해도 팬들은 류현진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 올 시즌은 지난 2019년 12월 토론토와 체결한 4년 8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해다. 올해 몸 상태와 성적에 향후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달렸다. 99번을 달고 뛰는 메이저리그에서의 10번째 시즌, 류현진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AFPBBNews=뉴스1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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