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보다 연봉 2배 더 준다는 곳도 있었지만..." 이동국 마음 잡은 최강희 감독의 한마디

정동=이원희 기자  |  2024.05.28 06:05
선수 시절 이동국(왼쪽)과 최강희 감독. /사진=OSEN 선수 시절 이동국(왼쪽)과 최강희 감독. /사진=OSEN
'라이언 킹' 이동국(45)은 프로축구 전북현대에서 또 다른 전성기를 보낸 레전드 공격수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해 2020년 은퇴할 때까지 30대 나이에도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이동국이 전북 레전드 공격수로 올라설 수 있게 된 것은 최강희(65·현 산둥 타이산) 전 전북 감독의 역할이 컸다. 거취를 고민하고 있을 때 최강희 감독의 설득이 이동국의 마음을 잡았다.


대표팀 출신 공격수 이동국이 자신의 축구인생과 은퇴 이후의 삶을 솔직하게 담은 에세이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를 펴냈다. 지난 1년간 에세이를 준비한 이동국은 27일 책 출간을 기념해 서울 중국 정동에 위치한 카페 산다미아노에서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동국은 "2013년에 처음 책을 낸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은퇴를 준비할 때였다. 하지만 이후 7년의 선수 생활을 더 했고, 은퇴 이후의 삶도 정리하고 싶었다. 다른 시점에서 책을 쓰고 싶었다"며 책을 쓴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동국은 선수 시절 많은 기쁨의 환희와 좌절의 슬픔을 겪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 역대 한국선수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을 세우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승선 실패,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부상을 당해 큰 좌절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 축구 레전드 공격수로 올라섰다. 오랫동안 전북의 전성기를 이끈 공격수로 활약했고, 철저환 자기관리와 꾸준한 실력으로 '롱런'의 대명사로 불렸다. 이동국은 2020년 41세의 나이에 은퇴했다.


이동국은 이 책을 통해 선수 시절 기회와 위기를 오가며 스스로를 어떻게 다잡았는지, 멈추지 않고 오랫동안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동국의 역사에 최강희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전북에서 또 다른 전성기를 보내게 해준 은사이자, 이동국을 설득해 전북 이적으로 이끌었다. 이동국은 출판기념회에서 2009년 전북 이적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꺼냈다. 전북 이적에 앞서 이동국은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도전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왔고, 성남일화에선 팀 리빌딩을 이유로 1년도 되지 않아 팀을 나와야 했다.


이동국은 "성남을 나와서 전북과 다른 한 곳에서 오퍼가 왔다. 협상조건은 다른 곳이 더 좋았다. 연봉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보통은 연봉을 더 많이 주는 곳을 가겠지만, 그때 최강희 감독님께서 '먼저 볼 수 있겠느냐'고 하셨다"며 "최강희 감독님과 호텔에서 만났다. 그때 '조건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너는 필요한 선수이고, 나는 네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다시 발휘하고 꺼내는 감독이 될 수 있다. 능력을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하셨다. 또 '네가 빼달라고 할 때까지 계속 기용하겠다'는 말도 하셨다. 이 정도로 선수를 믿어주고 신뢰를 주는 사람 밑에 있으면 예전 기량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에세이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동국. /사진=이원희 기자 에세이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동국. /사진=이원희 기자
이동국의 선택은 제대로 적중했다. 이동국은 전북 입단 이후 K리그 우승 7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 제2의 전성기를 구축했다. 특히 2009년 입단 첫해 전북의 창단 첫 리그 우승을 견인하고 자신도 득점왕을 거머쥐는 등 팀과 선수 모두에게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1998년 포항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K리그 통산 547경기에 출전해 228골 77도움(전북 소속 360경기 출전·164골 48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전북에 있을 때 선수들과 잘 어울렸다. 전북이 비장에 있는 팀이기도 했고 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었다. 새로 온 선수들이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었다. 경기를 못 뛰면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선수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얘기를 했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카드가 되도록 준비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후 그 선수들은 필요한 선수가 됐고, 전북 역시 불만이 없는 팀이 되면서 '원팀'이 됐다"고 말했다.

전북현대 시절 이동국(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현대 시절 이동국(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