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반전이...' 2부 백업 GK였던 황인재, 30살에 첫 태극마크 '감격'... "얼떨떨합니다"

이원희 기자  |  2024.05.28 11:06
황인재(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황인재(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축구 대표팀 김도훈(54) 임시 감독 체제에선 수많은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라면 단연 포항스틸러스 골키퍼 황인재(30)다. 한때 2부 리그에서도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였지만, 이제는 당당히 한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6월에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에 출전할 23명의 A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들이 뽑힌 가운데 생소한 얼굴들도 여럿 포함됐다. 잉글랜드 챔피언십 스토크스티의 에이스 배준호와 함께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황재원(대구FC), 최준(FC서울), 박승욱(김천상무), 하창래(나고야) 등이 뽑혔다. 황인재도 그중 하나다.

신장 187cm의 좋은 체격을 지닌 골키퍼 황인재는 올 시즌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일등공신이다. 14경기에 출전해 단 12실점을 기록했고, 덕분에 포항은 리그 최소 실점 팀으로 자리했다. 이 가운데 황인재는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도 5차례나 가져갔다. 포항 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슈퍼세이브도 여러 차례 생산했다. 황인재는 지난 4일 전북현대와 홈경기에서도 상대 공격수 박재용의 감각적인 왼발 터닝 슈팅을 몸을 쭉 뻗어 막아냈다. 덕분에 포항도 1-0 승리를 거뒀다. 직전 경기였던 25일 FC서울전에서는 2실점했다. 그러나 황인재는 3세이브로 활약했다.


포항은 황인재의 철벽같은 선방을 앞세워 7승5무2패(승점 26)를 기록,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에 앞서 많은 주축 선수들이 떠난 탓에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포항은 대반전 스토리를 써내고 있다. 황인재가 주인공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황인재는 지난 시즌에도 38경기에 출전해 40실점, 12차례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포항이 2위를 기록하는데 언성 히어로 역할을 해냈다.


오랜 노력 끝에 황인재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두 시즌 동안 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활약했지만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HD)가 지키는 골키퍼 두 자리가 워낙 확고했던 데다가 남은 한 자리도 송범근(쇼난 벨마레)에게 돌아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김도훈호에서 황인재는 감격적인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승규는 지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장기 부상을 당해 재활에 집중하고 있고, K리그에서도 조현우, 황인재 이 둘을 뛰어넘는 선수가 없었다. 결국 황인재가 소중한 기회를 잡았다.

경기에 집중하는 황인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에 집중하는 황인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무엇보다 황인재는 기나긴 시련을 딛고 대표팀에 승선했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황인재는 광주FC, 안산그리너스, 성남FC 등에서 뛰었지만, K리그2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골키퍼였다. 2016년 프로 데뷔부터 2019년까지 4년간 뛴 경기는 고작 한 차례. 2020년 포항 유니폼을 입었지만 백업 골키퍼를 맡는데 그쳤다.

하지만 대반전이 일어났다. 황인재는 김천상무에서 군복무를 지내고 2023년 포항으로 복귀, 그때부터 주전 골키퍼를 꿰찼다. 황인재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넘버원 자리를 잃지 않았다. 덕분에 이번 대표팀 소집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황인재는 포항 구단을 통해 "처음이라 얼떨떨하지만 간절히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다. 이렇게 올라설 수 있던 건 다 포항 팬분들의 응원 덕분이라 생각한다"며 "포항스틸러스를 대표하고 나라를 대표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은 내달 6일 싱가포르 원정을 떠난 뒤 11일 홈에서 중국과 맞붙는다. '인생 역전' 황인재가 첫 태극마크에 이어 대표팀 깜짝 데뷔전까지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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