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만이 아니다... '리그 도중 월드컵' 전세계가 부상 악령

김명석 기자  |  2022.11.08 13:29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지난 2일 마르세유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뒤 부축을 받으며 빠져 나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지난 2일 마르세유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뒤 부축을 받으며 빠져 나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정신적 지주이자 공격의 에이스인 손흥민(30·토트넘)이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월드컵 출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손흥민이 쓰러진 건 지난 2일(한국시간)이었다. 마르세유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상대팀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부딪친 뒤 쓰러졌다. 정밀 검사 결과 왼쪽 눈 주위 뼈 4군데 골절. 수술이 필요할 부상인 만큼 회복 속도, 월드컵 출전 여부를 두고 손흥민과 대표팀, 그리고 팬들의 애타는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이라는 악령을 만난 건 비단 손흥민만이 아니다. 이미 월드컵의 꿈이 산산조각이 난 세계적인 선수들도 적지 않고, 손흥민처럼 시간과 싸우고 있는 선수들도 많다. 스페인 마르카 등 일부 외신들은 '부상자 섹션'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이 큰 이슈가 된 상황이다.

당장 한국이 속한 본선 H조만 하더라도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리버풀 공격수 디오고 조타, 황희찬의 팀 동료 페드루 네투(울버햄튼), 그리고 히카르두 페리이라(레스터 시티)의 월드컵 출전이 부상 때문에 무산됐다.

우루과이 역시 베테랑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 바르셀로나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마우로 아람바리(헤타페)는 이미 월드컵의 꿈을 접은 상태다.

지난 3월 칠레와의 월드컵 남미예선 도중 상대와 충돌로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우루과이 대표팀 로날드 아라우호(아래). /AFPBBNews=뉴스1 지난 3월 칠레와의 월드컵 남미예선 도중 상대와 충돌로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우루과이 대표팀 로날드 아라우호(아래). /AFPBBNews=뉴스1
이밖에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은골로 캉테(첼시)와 폴 포그바(유벤투스)의 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리스 제임스와 벤 칠웰(이상 첼시), 네덜란드의 조르지뉴 바이날둠(AS로마) 등도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볼 수 없는 선수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 등 슈퍼스타들의 가벼운 부상 소식마저도 매우 예민하게 보도되는 분위기다.

월드컵 본선 진출 국 중 가장 먼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일본도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나카야마 유타(허더스필드)의 부상 낙마가 확정돼 교체 선수를 물색 중이고,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날),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CP) 등 핵심급 선수들의 출전도 불투명하다.

문제는 월드컵 직전까지 유럽 주요 리그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보니 추가로 월드컵 꿈이 사라지는 선수들이 더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월드컵 출전을 앞둔 팀이나 선수들 모두 대회 개막 전까지 매경기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셈이다.

이런 현상의 주원인으로는 중동 지역인 카타르의 특성상 역대 처음으로 겨울에 월드컵이 개최된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유럽 시즌 중간에 월드컵을 열리다 보니 각 리그나 대회 일정이 빠듯해지고, 강행군에 따른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커졌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시즌이 끝나고 한 달 후 치러지던 종전 월드컵과 달리 유럽 리그가 중단된 뒤 1주일 만에 월드컵이 펼쳐지다 보니 부상당한 선수들의 회복 시기도 짧은 상황이다.

이에 FIFA를 향한 날선 비판들도 이어지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제이미 캐러거는 "손흥민처럼 당연히 월드컵에 뛰어야 하는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이 시기에 월드컵이 열리는 건 역겨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도 "시즌 도중에 월드컵이 개최되는 건 미친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지구촌 최대 축제 월드컵을 앞두고 환영받지 못하는 목소리만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이원희 기자 /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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