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때 전국대회 MVP' 임연서, 女농구 특급 가드 기대주 [신년기획]

광주=양정웅 기자  |  2023.01.03 15:02


임연서가 광주 수피아여중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임연서가 광주 수피아여중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제2의 OOO'을 꿈꾸는 스포츠 유망주들도 언젠가 정상에 서는 그날을 그리며 각오를 새롭게 하는 때다. 스타뉴스는 새해를 맞아 종목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미래 스타 6명을 차례로 소개한다. /스포츠국

① "박태환도 높이 평가" 16세 수영 천재 노민규, 올림픽을 꿈꾼다

② '15세에 188㎝' 여자배구 이지윤, 대형 센터로 쑥쑥 큰다

③ '중2 때 전국대회 MVP' 임연서, 女농구 특급 가드 기대주

"파워풀한 면도 있고, 영리하고 성실하다. 이 정도로 잘한다고 소문이 나면 겉멋 들고 거들먹거릴 수 있는데 이 친구는 그런 게 없다.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다." (한국중고농구연맹 관계자)

광주 수피아여중 농구부는 2022년 전국대회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5월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를 시작으로 제51회 전국소년체전(5월), 대한민국농구협회 종별선수권대회(7월), 그리고 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8월)까지 제패하며 '수피아여중 천하'를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가드 임연서(15·169cm)가 있었다. 연맹회장기에서 평균 29.2점을 올리며 득점상을 수상한 그는 소년체전 온양여중과 결승전에서는 더블 더블을 거뒀다. 이어 종별선수권대회와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는 2학년임에도 여중부 MVP를 차지하며 중학여자농구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전주원(51·우리은행 코치)과 박혜진(32·우리은행)을 이을 한국 여자농구 가드 유망주로 꼽히는 임연서. 스타뉴스는 최근 광주 수피아여중에서 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임연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임연서가 지난해 8월 열린 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여중부 MVP를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중고농구연맹 제공 임연서가 지난해 8월 열린 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여중부 MVP를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중고농구연맹 제공
◇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의 반대

임연서와 농구의 인연은 어머니를 따라간 체육관에서 우연히 시작됐다. 일반인들이 농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멋있게 느낀 임연서는 그들의 행동을 따라했다. 드리블 등을 혼자 하면서 농구의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엘리트 농구의 길로 접어든 것은 온양 동신초등학교 3학년 때. 임연서는 "처음에는 취미로 하고 싶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엘리트 농구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집안의 반대도 있었다. 특히 아버지는 "운동을 절대 하지 말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임연서는 "아빠가 축구선수 출신이셔서 많이 힘들었나 보더라"며 "아빠는 항상 운동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강경하던 부친의 마음을 누그러지게 만든 건 임연서 본인의 재능이었다. 그를 지지해준 어머니의 권유로 농구장을 찾은 아버지는 딸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임연서는 "그날 진짜 잘했는지 아빠도 (농구를) 하라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 중학교 1학년, 마인드의 변화

임연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광주 방림초등학교로 전학한 뒤 6학년 때인 2020년 열린 전국 유소년 하모니 농구리그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당연히 본인의 어깨도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난 나름 잘하는 선수야'라고 생각했다"는 임연서는 "경기 중에도 수비할 때 그냥 서 있고 그랬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중학교 진학 후 임연서의 마인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이렇게 하면 진짜 내 꿈을 이룰 수 없겠구나'는 생각이 많아졌다"며 "중학교에 올라오고부터는 진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특히 1학년 때 처음 나간 대회에서 수비를 제대로 못해 상대팀에 많은 득점을 허용한 것이 자극이 됐다.

임연서는 "초등학교 때는 솔직히 수비는 안 하고 공격만 하는 선수였지만, 중학교 와서는 수비도 잘 하는 선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독과 코치가 자극을 주고 훈련을 도왔던 것도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에는 본인의 농구에 대한 사랑도 한몫했다. 임연서는 "1학년 때 경기 도중 발목을 다친 후 계속 삐끗했다"며 "한 달 정도 쉬는 동안 몸이 간지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드리블도 하고 싶었고, 괜히 공만 잡고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연서가 경기 도중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수피아여중 제공 임연서가 경기 도중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수피아여중 제공
◇ 센스·리딩·스피드, 가질 건 다 가졌다

농구선수로서 임연서의 장점은 무엇일까. 임연서를 지도하고 있는 이선영 수피아여중 코치는 "가질 건 다 가졌다"고 단언했다. 그는 "가드로서 센스도 있고 드라이빙 능력도 좋고 리딩 능력도 훌륭하다. 무엇보다도 1대 1 능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소개했다.

스피드도 뛰어나다. 임연서는 "키가 작은 편이라 스피드라도 있어야 한다"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이 역시 후천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농구를 시작할 땐 그다지 빠른 선수가 아니었다는 그는 훈련을 거듭하며 달라졌다. 그는 "어느 경기 때 치고 나가는데 다른 선수들이 못 따라오는 걸 보고 '빠르긴 하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반면 볼 없는 움직임(오프 더 볼 무브)은 보완할 부분이다. 공이 자신에게 오기 전까지의 상황은 아직 연습이 필요하다. 이선영 코치는 "연서에게 항상 볼 없는 움직임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며 "정말 본인이 큰 선수가 되려고 한다면 볼 없는 움직임을 많이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성장기에 있지만 작은 키도 본인에겐 불만이다. 임연서는 "168cm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클 기미가 안 보인다"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또한 "진짜 잘 먹는다. 친구들이 '돼지냐, 그만 먹어' 할 때까지 계속 먹는데도 잘 안 큰다"고 말했다.

◇ 온 가족이 최고의 서포터

딸의 농구를 반대했던 아버지는 이제는 최고의 서포터다. 임연서는 "주말에는 아빠가 근육을 풀어준다고 다리 마사지도 해주고 한다"며 "아빠가 진짜 잘 챙겨준다"고 웃음지었다. 어머니 역시 아침을 항상 차려주고, 보약이나 영양제도 챙기며 딸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조부모 역시 손녀에게 진수성찬을 차려주며 체력 증진을 돕고 있다. 임연서는 "할머니는 제가 힘들고 다칠까봐 운동하는 걸 안 좋아한다"며 "그래도 안 먹으면 혼난다. '운동하는 애가 그렇게 안 먹으면 어떡하냐' 이러신다"고 했다.

임연서(오른쪽)와 동생 임세운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임연서(오른쪽)와 동생 임세운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임연서와 함께 수피아여중에서 농구를 하고 있는 동생 임세운(14)도 큰 힘이 된다. "언니가 농구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하게 됐다"고 말한 임세운은 재미있게도 언니와 농구 스타일이 정반대다. 이선영 코치는 "연서는 슛을 보완해야 하는데, 세운이는 슛이 좋은 편이다"고 전했다.

자매는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임연서는 "시합이나 훈련을 마치면 아빠가 데리러 오는데, 그때 차 안에서 많이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 코치 역시 "연서가 동생을 잘 챙겨주기도 하는데, 집중을 안하면 동생에게 뭐라고 한다"고 전했다.

◇ 롤모델은 허예은-박혜진

임연서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그는 청주 KB스타즈의 가드 허예은(22)의 이름을 꺼냈다. 허예은은 비교적 작은 키(165cm)에도 뛰어난 득점 능력과 스피드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임연서는 허예은에 대해 "키가 작은데도 큰 선수들을 제치는 게 멋있어 보였다. 또 3점슛이나 수비도 좋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현역 최고의 가드 중 한 명인 박혜진도 많은 참고가 됐다. 온양 동신초에 다녔던 임연서는 아산 우리은행의 경기를 많이 봤고, 같은 포지션의 박혜진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박혜진 선수가 잘하고 있지 않나"며 "선생님이 항상 가드인 선수가 나오면 '이 선수를 잘 지켜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 10년 뒤 상상하는 '국가대표'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임연서는 "3학년 때는 더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겠다"며 "2022년처럼 더 잘해서 성적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10년 후 본인의 모습을 상상해달라고 요청하자 임연서는 "이대로 쭉 가면 꿈꾸던 자리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특히 프로선수가 돼서 국가대표까지 되는 게 큰 꿈이라고 말하는 임연서의 눈은 어느 때보다도 밝았다.

임연서가 광주 수피아여중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임연서가 광주 수피아여중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임연서 프로필

- 생년월일 : 2008년 2월 22일

- 키 : 169cm

- 취미 : 핸드폰 보기, 유튜브 감상

- 롤모델 : 우리은행 박혜진, KB스타즈 허예은

- 좋아하는 노래 : 감성 발라드, 힙합

- 주요 경력

2022 연맹회장기 득점상(평균 29.2득점)

2022 농구협회 종별선수권대회 여중부 MVP

2022 주말리그 왕중왕전 MVP, 득점상(평균 24.4득점)

/그래픽=이원희 기자 /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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