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김영호 "순둥이로 돌아가요"

김태은 기자  |  2004.11.23 09:48
연기파 김영호가 본 얼굴을 되찾는다.


'조강지처를 버린 바람둥이' 탈을 벗고, 트레이드 마크격인 '착하고 소박한' 이미지로 회귀한다.


18일 끝난 KBS2 수목극 '두번째 프러포즈'(극본 박은령·연출 김평중)에서 시청자 비난의 표적은 김영호였다. 서른세살에 진정한 사랑(허영란)을 만나 본처(오연수)와 이혼하는 배역(이민석) 탓이다.

드라마가 허구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이들의 공세에 밀린 김영호는 휴대폰 전화번호를 갈아야했다. 빗발치는 항의전화와 문자메시지를 감당할 수 없었다.


김영호의 새로운 사랑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꽤 많았다. 그러나 대세는 "저기 이혼한 사람 지나간다"는 손가락질이었다.

19일 '두번째 프러포즈' 종방연에 불참한 것도 엉뚱한 오해를 불렀다. '지은 죄가 있어서 숨었다'는 허튼소리가 나돌았다.


물론 김영호의 알리바이는 확실하다. 18~21일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연예특급'과 여성월간지 화보 촬영 현장인 일본 삿포로에 있었다.

'시청자들에게 미운털이 확실하게 박혔다는 것은 곧 연기가 리얼했다는 증거'라는 식으로 자위하며 김영호는 다시 순박해진다. '결혼 9년째, 세딸의 아빠'라는 현실의 김영호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먼저 SBS 신년특집극 '내사랑 토람이'(극본 이근영·연출 한정환)를 통해 순애보를 보여준다.사고로 시력을 잃은 후 시각장애인 안내견 '토람'에게 의지하는 극중 하희라의 남편 역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김영호는 감귤농장 일을 하다 아내가 실명하자 모든 것을 버리고 아내의 뒷바라지를 위해 서울행을 택하는 멋진 가장을 연기한다.

다음달 10일께 드라마 촬영을 마치면 영화 '김영호와 철없는 딸'(가제)이 기다리고 있다. 경남 통영의 외진 섬으로 내려가 건달세계로 흘러든 3류 가수를 열연한다. 하지만 역시 가족애 넘치는 가장이다. 엄마 없는 딸을 극진히 보살핀다.



김영호는 일본의 고바야시 가오루를 쏙 빼닮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영화 '비밀'에 히로스에 료코의 아버지로 출연한 배우다. 김영호처럼 딸을 끔찍이도 챙겼다.

1951년생인 고바야시는 김영호보다 16세 많다. 생김새가 비슷한 만큼 배역 성격 또한 김영호와 엇비슷하다. 순수하고 순진한 역 단골이다. 김영호가 '내사랑 토람이'를 찍는 동안 고바야시는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인간의 교감을 그린 영화 '퀼'(감독 재일동포 최양일)을 촬영한다는 점도 신기하다.

'두번째 프러포즈'에서 김영호가 '안티 팬'만 얻은 것은 아니다. 덕분에 가수를 겸업하기에 이르렀다.

드라마에서 기타와 피아노를 연주하며 양수경의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 최성수의 '동행'을 노래하는 김영호를 유심히 지켜본 음반제작자의 제의로 내년 5월 데뷔앨범을 낸다. "기성 가수보다 훨씬 낫다", "저음 음색이 매력적"이라는 칭찬이다.

김영호의 가창력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연기자 이전에 뮤지컬 배우이기도 했고, 청주대 재학시절에는 그룹사운드의 보컬로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 무대를 밟았다. '두번째 프러포즈'를 통해 들려준 '눈먼 사랑'이 김영호의 강변가요제 본선진출곡이다.

평범한 인상 속에 비범함을 숨기고 있는 엔터테이너, 바로 김영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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