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사람들' 마케팅 대성공?

정재형 기자  |  2005.01.31 17:29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 촬영때 비밀유지와 VIP시사회 등을 통해 마케팅에서 유례 없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가 이 영화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인터넷상에서 찬반논쟁이 벌어졌다. 마케팅에는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 것.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가 지난 26~30일 실시한 '2월 첫째주 개봉 영화 중 가장 예매하고 싶은 영화' 설문조사에서도 '그때 그 사람들'이 응답자 2028명 중 764명(37.67%)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영화 마케팅 측면에서만 보자면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라는 점을 활용해 대성공을 거뒀다. 언론도, 시사회에 초청된 정치인 등 VIP들도, 그리고 소송을 건 박지만씨도 영화의 마케팅을 열심히(?) 도와준 셈이다.


◇ '그때 그사람들'의 비밀 마케팅

영화 '그때 그사람들'은 시나리오 작업은 물론 실제 촬영 때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촬영했던 동안, 최근 영화 마케팅에서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현장 공개도 없었다. 시나리오는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에게만 전달돼 따로 구하기가 힘들었다. 제작사인 강제규&명필름은 출연배우는 물론 스태프에게까지 사전허락 없이 이 영화의 내용은 물론 존재까지도 절대 알리지 말도록 입단속을 했다는 후문이다.


강제규&명필름측은 "민감한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만큼 영화의 내용으로 평가받기도 전에 정치적 잣대로 저울질당할 수 있다"며 "또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역사적 인물들의 가족들에게 영화외적인 시각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작사가 영화 작업을 비밀에 부친 것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마케팅 측면에서는 큰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고 언론들은 앞다퉈 영화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 VIP만 2200명 초청한 시사회


지난 24일 용산CGV 11개의 영화관 전체에서 '그때 그사람들' 시사회가 열렸다. 초청받은 사람들은 국회의원, 정당인, 시민사회단체, 정부 인사들, 주한 외국 대사관과 문화원, 외신기자 등 VIP만 2000여명이었다. 국회의원들은 문화관광위원회 소속과 스크린쿼터 반대 문제로 영화사 측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초청됐다. 또 30여개의 시민 사회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이 초청을 받았고,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외국 대사관, 문화원에는 전부 초청장이 발송됐다. 외신기자도 90명 정도 초청받았다.

영화 소재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이라는 민감한 소재였던 만큼 영화를 관람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발언은 대중의 관심을 끌며 언론의 집중을 받았다. 언론들은 한나라당의 이계진 한선교 의원, 열린우리당의 정청래, 김재홍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도 소개했다. 또 영화 속에서 문제되는 장면이 뭐다, 사건 관계자들이 희화화 됐다, 논란이 일고 있다 등 영화내용에 대해서도 많은 글을 썼다.

◇ 박지만씨의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아들 박지만씨는 지난 10일 '그때 그사람들'에 대해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

특히 영화 속 '각하'라는 인물이 일본어를 사용하는 장면, 엔카를 좋아하는 것처럼 나온 장면, 비밀요정에서 반라의 여인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각하'가 일본어를 사용하는 장면, 국군 서울지구병원 수술실에서 참석자 중 한 명이 '각하' 나체 시신의 음부를 모자로 덮는 장면 등이다.

소송 제기 당시에도 대부분의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21일 첫번째 심리와 28일 두번째 심리도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31일 법원의 결정이 발표된 날에는 대부분의 언론들이 기사를 쏟아냈다. 이쯤 되면 대성공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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