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그룹 가비앤제이. 왼쪽부터 장희영 노시현 정혜민 ⓒ최용민 기자 leebean@
미디엄 템포는 묘한 매력을 지닌다. 비트는 빠른데 슬픔이 잘 전달되고 가수들의 가창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래서 가수는 노래를 부르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듣는 사람들은 감동이 배가된다.
여성 3인조 가비앤제이(장희영 정혜민 노시현)는 sg워너비로 시작된 국내 가요계의 ‘미디엄 템포 열풍’에 더욱 큰 불을 지핀 장본인이다. 미디엄 템포는 리드미컬한 발라드 곡으로, 발라드와 댄스의 중간 템포. 가비앤제이는 sg워너비 김종국 KCM 등 남성중심의 미디엄 템포시장에서 처음으로 여성으로 도전해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말 ‘해피니스’ ‘그래도 살아가겠지’를 동반 히트시키며 혜성같이 등장한 가비앤제이는 경쾌한 리듬 속에서 뽐낸 애절한 목소리로 대중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10만 장에 가까운 오프라인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mp3 다운로드 등 온라인 시장과 벨소리와 컬러링 등 모바일 시장을 일시에 휩쓸었다. 특히, 화려한 홍보 없이 오직 좋은 음악과 남다른 가창력만으로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값졌다.
가비앤제이가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최근 2집을 발표했다. 새 앨범 발매에 앞서 프로젝트그룹 ‘H7美人’인으로 한 차례 몸풀기를 했던 가비앤제이는 역시 미디엄템포 곡 ‘그녀가 울고 있네요’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가비앤제이는 비슷한 컨셉트의 씨야, 브라운아이드걸스 등과의 경쟁과 끊임없이 쏟아지는 미디엄 템포의 홍수 속에 또다시 같은 장르를 선보이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어색하고, 1집 때 자신들을 좋아해줬던 사람들을 배려해 미디엄 템포 장르를 그대로 가져갔다.
“1집 때보다 감정을 많이 살리려고 더욱 신경 썼어요. 슬픈 감정을 담는데도 1집 보다 더 노력했죠. 미디엄 템포로 모험을 했는데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가비앤제이는 세 멤버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막내 노시현은 나이는 어리지만 목소리가 성숙하고 색깔도 특이해 노래를 살려준다. 장희영은 힘 있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어필하며, 정혜민은 여성적인 느낌을 주고 목소리 톤이 멤버들 중 가장 높다. 그러나 중저음은 미성에 가깝다.
“멤버들이 감수성이 예민하고 감성이 풍부해요. 평소에는 어린 아이 같이 천진하지만 노래할 때는 완전히 달라져요.”(정혜민)
여성그룹 가비앤제이. 왼쪽부터 정혜민 노시현 장희영 ⓒ최용민 기자 leebean@
1집의 성공으로 2집을 준비하면서 이름 난 작곡가들로부터 수많은 곡을 받았다. 그중 14곡을 추려내 2집 ‘the very surprise’에 담았다. 타이틀곡 ‘그녀가 울고 있네요’는 린의 ‘사랑했잖아’ 등 가슴 깊은 곳을 울리는 곡으로 정평이 난 작곡가 김세진의 곡으로, ‘가비앤제이만의 미디엄’이란 평가를 받는 곡이다. 6번 ‘명심’은 멤버들이 가장 가사에 공감하는 노래로 꼽았고, 12번 트랙 ‘머리칼’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가사로 더욱 애절함을 더해준다.
여성들에게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비앤제이는 여자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노래의 슬픈 가사는 모두 여자들이 경험하는 일”이라며 “여자들의 희노애락을 대변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간 방송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던 가비앤제이는 이번 앨범활동에는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가비앤제이 스스로도 “1집 때는 좋은 노래들이 많았는데, 활동이 적어서 라이브를 많이 하지 못했다. 방송무대에 대한 두려움도 좀 있었는지만 이제는 편안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활발할 활동을 예고했다.
가비앤제이는 오는 16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그녀들의 겨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이들은 “무대에서 항상 슬픈 모습만 보여줬는데, 이번 콘서트에서는 춤도 추면서 밝은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연일 계속된 안무연습에 근육이 뭉쳤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