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영화가 살아남는 법..'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전형화 기자  |  2007.04.02 17:45
ⓒ홍봉진인턴기자 ⓒ홍봉진인턴기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된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가 오는 26일 드디어 국내 관객과 만난다.

CJ인디관을 통해 불과 10개 미만의 스크린에서 개봉되지만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박광정과 정보석, 조은지가 주연을 맡아 바람난 아내의 애인과 드라이브를 떠난다는 내용인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그동안 국내 관객들과는 만나지 못했고, 해외 영화제를 통해 해외 관객들에게 먼저 선을 보였다.

2005년 여름 촬영을 끝마치고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국내 개봉 영부가 불투명했던 터라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의 김태식 감독과 박광정 조은지 등 출연배우들은 사뭇 긴장되며 한편으로는 들뜬 표정이었다.


2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태식 감독은 질문을 받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재미있었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며 되려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일본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가 설립한 이마무라 쇼헤이 영화학교를 졸업한 김태식 감독은 단편영화 '32nd: Where is Mr.President?'로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으며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로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광정이 "이 영화를 만드려고 집까지 담보 잡았다"고 설명할 정도로 저예산 영화 감독으로서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작은 영화가 큰 재미는 못줄지라도 다양성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 장면을 찍는데 예산이 부족해 흑백으로 촬영했다. 그런데 그 장면이 오히려 영화에 좋은 결과를 줬다는 평을 들었다. 적게 찍든 풍족하게 찍든 영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찍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저예산 영화의 현실과 또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저예산 영화들이 관객과의 소통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부터는 관객과 더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고 지적한 김 감독은 "하지만 이 영화는 예산이 없어서 더 고치지는 못한다"고 재치있게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김태식 감독의 이 같은 설명은 지난달 30일 열네번째 작품 '숨'을 공개한 김기덕 감독의 말과도 상통한다. 투자가 안돼 제작비 3분의 1을 자신이 조달했다는 김기덕 감독은 "이번 작품이 대중과 좀 더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소감을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일본 케네마모션픽쳐스의 제작지원을 받은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의 3분의 1도 안되는 10억원의 제작비도 만들어졌다. 키득키득 웃음이 터지는 지리멸렬한 소심한 남자와 뻔뻔한 남자의 로드 무비인 이 영화는 미국 선댄스 영화제와 로테르담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덴마크 낫필름페스티벌과 제9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와 제14회 부다페스트국제영화제에도 참가한다.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가 해외 영화제의 러브콜처럼 국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를 얻어 의미있는 흥행을 기록할 지, 개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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