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애 "다코타 패닝보다 '닌자' 되고싶어요"

유순호 기자  |  2007.04.19 07:16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우리나라에는 다코타 패닝 같은 어린이 배우가 없을까 라고 생각하던 이들은 요즘 이 당돌한 열살 꼬마 아이에게 주목한다. 인형 같이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행동 말 하나하나에는 귀여움이 가득하고, 천진난만한 모습 가운데 어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의젓함도 보인다.


수목드라마 정상을 달리고 있는 MBC '고맙습니다'의 주역이자 오래전 촬영을 시작해 우연히 개봉시기까지 겹친 영화 '눈부신 날에'의 주인공 서신애는 단연 연예가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꼬마 아가씨를 만나기 위해 촬영장이 있는 경기도 양주 MBC 문화동산으로 무작정 떠났지만, 과연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고 눈높이는 어디에 맞춰야 할까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빠듯한 촬영일정과 영화 홍보 시기도 겹쳐 몰려드는 인터뷰까지 소화해 내는 서신애가 이날 유독 지쳐있다는 어머니의 말은 인터뷰 전부터 두려움마저 들게 했다. (이러다 인터뷰도 안되겠는 걸.)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어렵사리 인터뷰는 시작되고 나란히 앉은 어머니에게 "딸 때문에 덩달아 바쁘겠지만 기분은 좋겠다"는 인사를 전하는 찰라, 서신애는 "난 필요 없는거죠? 지금"이라는 말과 함께 횡하니 자리를 뜨고 세트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뛰어가서 데리고 올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 할 수 없이 어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여섯살 CF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서신애는 연예계까지 일고 있는 극성스러운 치맛바람 앞에 좌절부터 했다고 한다.

"처음 오디션 갔을 때 너무 예쁜 애들이 많았어요. 그순간 신애 한테 말했죠. '신애야 우리 관두자. 공부하자'라고요."(어머니)

하지만 서신애는 공주처럼 예쁘지 못한 외모로 오히려 호감을 샀다. 또 어릴 적부터 가진 남다른 감수성도 연기자로서 성공 가능성을 예감케 했다.


"여섯살 때쯤 집에서 TV를 보는데 아이가 구석으로 가더니 훌쩍 훌쩍 우는거에요. 슬픈 장면으로 기억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애답지 않은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오디션 때도 우는 설정에서 금새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고 저도 놀랐죠."(어머니)

그렇다고 딱히 드라마를 보여주고 연기연습을 독려하지는 않았다. 그냥 보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마침 서신애가 누군가에게서 받은 소시지를 손에 들고 뛰어온다. (반갑다 신애야.)

"재밌게 본 드라마 있어?"(기자)

"'주몽'이요."(서신애)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정말 의외다. 이런 엉뚱함이 서신애의 폭넓은 연기를 가능케 했으리라 생각든다. 서신애는 '주몽'을 1회부터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봤다고 한다. 이후 어린이 삼국사기, 삼국유사도 모두 읽었다고 한다.

이 아이의 눈높이를 가늠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순간, 조금 더 질문의 수준을 올려봤다.

"다코타 패닝 알아?"(기자)

"알아요"(서신애)

"(옳지) 그럼 신애가 한국의 다코타 패닝이라는 말을 듣는데 기분이 어때?"(기자)

"싫어요. 저는 그냥 신애에요."(서신애)

또 예상답변을 벗어나 산으로 가는 것 같은 불길함을 느끼는 순간 틈을 놓치지 않고 질문을 더했다.

"그럼 닮고 싶은 사람 없어?"(기자)

"닌자. '나루토'에 나오는 닌자요."(서신애)

역시 산으로 가고 말았다. 아니 아이의 순수함을 잊은 때묻은 어른의 괜한 기대였다.

서신애는 요즘들어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최근까지는 닌자가 되는 것이 장래희망이었다. '고맙습니다'에서 가끔 팔을 벌려 뒤로 제쳐 뛰는 자세도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등장하는 닌자의 행동을 흉내낸 것이라고 한다.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아역배우 서신애.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서신애의 열연의 비결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다. 한번도 연기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는 것도 오히려 창조적인 연기에 도움을 줬다. 에이즈에 걸려 동네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아빠 없는 아이 봄이를 연기하는 서신애는 그냥 스스로가 봄이가 되어 푸른도 마을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다.

"여기서 노는게 재밌어요. 푸른도에서 노는게 더 재밌지만 여기(세트장)도 재밌었요."(서신애)

어른들의 욕심으로 가르친 연기가 아닌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마음껏 놀게 해 주는 것이 아이답지 않은 연기의 비결이고 '고맙습니다'의 인기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서신애와의 쉽지 않은 첫만남은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끝을 맺고 말았다.

"엄마, 나 저 아저씨랑 조기매운탕 먹기로 했어. 갔다와도 되지?"(서신애)

열살 꼬마아이는 작별 인사도 없이 조기매운탕으로 저녁 끼니를 해결하러 바람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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