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애 "조인성 오빠 좋아졌어요"

유순호 기자  |  2007.05.04 11:08
서신애 ⓒ<홍봉진 인턴기자> 서신애 ⓒ<홍봉진 인턴기자>


서신애와 두번째 만남을 앞둔 지난 2일 밤 떨리는 마음은 처음과 다를 바 없었다.

성인 연기자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열 살 꼬마 스타를 한 달 새 두 번씩이나 만난다는 설렘과 과연 이번에는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교차했다.


1개월전 인터뷰를 위해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MBC 수목미니시리즈 '고맙습니다'의 촬영장에서 만난 서신애는 기성 인터뷰의 틀을 깨는 아이다운 천진함으로 진땀을 흘리게 했다. 하나의 질문을 던지면 세트장을 한바퀴 뛰고 온 후 다시 생각해 보고 대답을 하는 엉뚱함. 그리고 1개월이 지난 2일 밤 다음텔존 인터뷰를 위해 네티즌들이 준비한 50개의 질문을 들고 갔다. 각오를 단단히 했다. 산술적으로 이틀은 따라 다녀야 끝낼 수 있을 거라고.

세트장 로비에 어머니와 함께 쇼파에 앉아 담요를 덮고 TV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때마침 TV에서 나온 것은 '고맙습니다'. 이처럼 진지한 모습은 없었을 만큼 서신애는 온 정신을 TV에 집중했다.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는 한 밤중 길을 잃고 구덩이에 빠진 봄이를 영신(공효진)이 구출하는 장면이다. 비 맞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는 서신애는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힘들었던 연기로 이 장면을 꼽았다.


심각하던 서신애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온 세트장을 뛰어다니고 TV 뒤에 몸을 숨기는 등 장난기가 발동했다. 촬영을 준비해야 한다는 스태프의 말에 자리를 일어난 것이다.

'고맙습니다'는 마지막 2회 분을 남겨두고 여전히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유지하며 인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초반 당찬 연기로 화제가 됐던 서신애는 아역이라는 프리미엄을 차치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고맙습니다'를 책임지는 든든한 주인공으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연기를 잘 하는 비결을 이날도 물어봤다.

"슬플 땐 슬픈 대로, 신날 땐 신나는 대로 그냥 봄이가 돼서 연기해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제 모습을 TV로 보면 재밌고 웃겨요."

똑 같은 대답이다. 자신만의 연기 비결을 비공개로 숨겨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런 건 아닌 눈치다. 하긴 자신이 완전한 극중 인물이 된다는 것 이상의 좋은 연기가 어디 있을까.


서신애와 처음 인터뷰를 했을 당시 가진 생각은 '누가 더 좋아' '누구랑 라이벌인데 어떻게 생각해' '누구와 닮은 것 같아'와 같은 질문에 특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형식적으로 하는 단골 질문들이지만 아이에게는 대답하기 싫고도 곤란한 질문인 듯 하다. 누군가와 비교하고, 우열을 가리고, 대결구도를 만드는 것 모두가 어른들의 고단한 삶의 일그러진 단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서신애 ⓒ<홍봉진 인턴기자> 서신애 ⓒ<홍봉진 인턴기자>


그래도 한번 더 물었다. 박신양과 장혁 중 누가 더 좋냐고. 두번째 만나니까 대답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서신애의 대답은 역시 같았다. 둘 다 좋단다. 그러나 달라진 답이 있었다. "요즘에는 인성 오빠도 좋아요."

서신애도 '완소남'의 대표 주자인 조인성에게는 끌리는 마음을 어찌하지 못한 걸까. 그러나 이들 사이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서신애가 부산에서 박신양과 영화 '눈부신 날에'를 촬영하던 당시 조인성은 부산을 찾았고 신애와 첫 만남을 가졌다. 조인성은 서신애를 남자 아이로 착각했고, 신애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서신애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서신애는 조인성을 앞에 두고 당시 열풍을 일으키던 '왕의 남자'의 이준기가 더 보고싶다는 말로 앙갚음을 했다. 그러나 신애는 '고맙습니다'에 '멧돼지 똥따까리'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기방의 중재로 조인성과 관계를 회복했다.

조인성은 친구인 김기방을 통해 신애와 통화를 하며 든든한 응원군이자 열렬한 팬이 됐고, 서신애도 조인성의 다정다감한 매력에 마음을 열게 됐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고맙습니다'의 촬영장. 스태프와 출연진은 다음날 방송을 위해 전날까지도 밤을 꼬박 새며 강행군을 하고 있다. 그 속에는 물론 서신애도 있었다. 서신애는 총 3개의 장면을 4시간에 걸쳐 촬영했다.

석현의 어머니(강부자)와 봄이가 함께 목욕을 하고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의 갈등을 모두 해소하는 중요한 장면도 포함됐다. 3분 분량의 장면을 2시간에 걸쳐 찍고 나온 서신애는 목욕 물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붉어진 얼굴을 식히기 바빴다. 다음 장면이 연달아 있었지만 얼굴 빛이 돌아오지 않자 선풍기 앞에 앉아 열을 식혀 보기도 한다.

힘든 감정 연기를 하고 나온 후 불평 한마디 없이 다음 장면을 위해 스스로를 관리하는 모습은 서신애가 왜 나이를 뛰어넘는 프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듯 했다.

모든 촬영을 마친 시간은 새벽 3시. 기자도 쏟아지는 졸음과 피로를 참기 힘들었지만 스무살 이상 어린 서신애 앞에서는 하품조차 하지 못했다. 졸린 눈을 비비기도 하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호기심을 갖고 웃으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미안하면서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신애의 연기 비결과 인기 비결도 알 듯 했다. 노는 것도, 먹는 것도, 그리고 연기도 스스로 즐거워 하며 열심히 한다. 타고난 연기자란 말도 이럴 때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깊은 밤을 함께 한 서신애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다음에는 더 친해지자."

앗! 서신애의 대답은 "안녕히 가세요." 친해지자는 말에 대한 답변은 없다.

"신애야. 넌 역시 오빠들을 반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

서신애 ⓒ<홍봉진 인턴기자> 서신애 ⓒ<홍봉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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