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의 칸 수상, 한국영화의 현실, 그리고 희망

윤여수 기자  |  2007.05.28 17:18
ⓒ사진=홍기원 기자 ⓒ사진=홍기원 기자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5월을 더욱 뜨겁게 달군 화려한 여배우. 전도연은 관객의 사랑과 선망 속에 드디어 '일을 냈고' '밀양'으로 일군 여우주연상의 영광은 온전히 그 자신의 연기 역량에 기댔다.


그가 29일 돌아온다.

28일 오전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축제인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고 전도연이 귀국한다.


그가 당장 머지 않은 시간 안에 새롭게 선보일 또 다른 모습은 어떤 것일까.

전도연은 '밀양'의 23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스타뉴스 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에 검토해볼 만한 시나리오를 읽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니, "시나리오를 받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1997년 '접속' 이후 '약속', '해피엔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너는 내 운명' 등의 영화로 스펙트럼 넓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관객몰이에도 성공한 전도연은 명실상부 한국영화계 대표적인 여배우이다.

그런 그가 "최근 시나리오를 받아본 적이 없다"니. "한국영화계 상황이 그 만큼 안 좋다는 얘기인 것 같아 마음 또한 좋지 않다"고 말한 전도연에게 "아무 시나리오나 줄 수 없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반문했지만 "정말이다. 최근에 읽어본 시나리오가 없다. 상황이 어렵긴 한가보다"는 답이 되돌아왔을 뿐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잇단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 그 여파로 인한 흥행 실패, 치솟은 제작비, 참신한 기획 및 소재의 부재, 투자 분위기의 심각한 침체 등 한국영화는 현재 일대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 동안 한국영화가 또 하나의 유력한 시장으로 여겼던 해외 시장마저 좀체로 그 문을 활짝 열 기미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야말로 안팎으로 시련이 한꺼번에 몰아닥친 셈이다.

영화 \'밀양\' 영화 '밀양'


이 같은 상황에서 날아온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낭보와 '밀양'에 대한 호평은 충무로 관계자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처럼 시원한 쾌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한국영화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자는 냉철한 시선들이 제기될 터이다.

사실 한국영화는 그 질적인 측면에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수준임을 자부해왔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영화가 누려온 흥행세와 호황 분위기, 해외 시장의 높은 관심도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었다.

숱한 해외 영화제의 호평 또한 마찬가지였다.

충무로 한 관계자는 "영화 '밀양'의 선전과 호평 그리고 여우주연상 수상이 한국영화의 침체된 분위기를 단박에 살려낼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그는 "해외 시장이 다시 한 번 한국영화에 주목했다는 사실, 그리고 영화의 만듦새가 어느 나라의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다면 거기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밀양'에 쏟아진 호평과 전도연의 여우주연상이 충무로와 한국영화에 던져주는 의미가 더욱 커보이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낭보가 한국영화계에 또 하나의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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