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하이-거북이 연이은 대박행진, 이유있다

김지연 기자  |  2007.06.07 11:06
그룹 에픽하이(왼쪽)와 거북이. 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그룹 에픽하이(왼쪽)와 거북이. 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대박집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어느 누구도 성공을 꿈꾸며 낸 가게가 망하기를 바라지 않지만 늘 희비가 엇갈리는 법이다. 역시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는 맛집을 보면 성공하는 집에는 방송을 통해 공개할 수 없는 비법이 숨어 있다. 음반도 예외가 아니다. 모두 ‘대박신화’를 꿈꾸며 음반을 내지만 어떤 것은 소위 말하는 대박을, 또 어떤 음반은 그야말로 쪽박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 이렇게 치열한 음반시장의 경쟁 속에서 내는 음반마다 히트하는 가수가 있다. 바로 에픽하이와 거북이가 그 주인공. 물론 음반의 성공에는 운과 시기도 중요하지만 이들만의 성공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지 않을까.

“가족보다 더 가족 같아요.”


우선 오랫동안 많은 그룹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도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해체의 길을 걸었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왜 해체를 할까’라는 의구심을 갖는 게 당연하다. 사실 이런 해체의 이면에는 종종 팀 내 분열이 큰 몫을 한다.

그런데 발매하는 음반마다 늘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에픽하이와 거북이는 달랐다. 이들은 팀원들 사이에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고, 갈등이 있을 때도 서로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가령 거북이는 팀의 리더 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멤버 지이와 금비는 그 날 바로 짐을 싸서 병원으로 이사(?)를 왔다. 사실 터틀맨의 건강상태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기에 이들은 1년이 넘게 활동을 하지 못했다. 금전적인 면으로 볼 때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돈이 아닌 우정을 택했다.

팀의 맏형이자 자신들이 가족으로 여겨왔던 오빠가 생사의 길을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뉴스와 만난 지이와 금비는 “오빠가 아픈데 어떻게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있냐”며 자신들은 노래를 부르는 동료 이전에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관계라고 털어놨다.

이에 터틀맨은 한 술 더 뜬다. ‘건강도 한결 좋아졌는데 결혼은 안하냐’는 질문에 “딸(?) 같은 지이와 금비를 시집보내고 잘 사는 모습을 봐야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결혼한 남자가 동생들에게 상처를 주면 가만 있지 않겠다”며 엄포 아닌 엄포를 놓는다.


에픽하이 역시 멤버 타블로가 유독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을 때도 "한 사람이 돋보인다고 시기나 질투가 있었다면 음반 못 냈을 것"이라며 "각자 사생활은 있지만 에픽하이라는 틀 안에서 우리 셋은 하나"라고 말했다. 음반을 내기 전 숱한 고통을 함께 나눈 동지이기 때문에 에픽하이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사실을 안다.

“딱 음악 들으면 누군지 알겠대요.”

탄탄한 팀워크와 함께 에픽하이와 거북이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음악적 색깔이다. 이들의 음악에는 한 번 듣기만 해도 누구인지 알게 하는 뭔가가 있다. 목소리가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거북이는 거북이만의 스타일이 있고, 에픽하이도 에픽하이만의 스타일이 있다.

물론 이들도 한 가지 색으로만 그룹의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기도 했다. 거북이는 "어떤 사람들은 저희 음악이 늘 비슷하다고 비난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변신을 고민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의무감에 자꾸 타인의 옷을 입으려 하면 맞지도 않고 어색하기만 할 뿐이다.

"좋아하는 음악적 색깔 안에서 변화를 추구하고 싶어요. 조금씩, 꾸준히 그리고 늘."

두 그룹 모두 같은 생각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내 손으로!

다행히 에픽하이와 거북이는 자신들의 옷(음악)을 직접 만드는 재능이 있다. 작사, 작곡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결국 여느 가수와 달리 자신들이 머릿 속으로 꿈꾸는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직접 작사, 작곡을 해야만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다. 좋은 곡을 만드는 작곡가와 작사가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만들어진 그룹이 아닌 에픽하이와 거북이에게 음악은 자신들을 표현하는 무기고, 이 무기를 직접 갈고 닦을 수 있다는 사실은 두 그룹에게 큰 장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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