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 "서태지로부터 마음의 격려 받았다"

4집 'Waterfalls' 발표..메탈요소 사라진 부드러운 록 변모

김원겸 기자  |  2007.06.25 14:03
2년 만에 4집을 발표한 록밴드 피아 ⓒ최용민 기자 leebean@ 2년 만에 4집을 발표한 록밴드 피아 ⓒ최용민 기자 leebean@
록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록밴드 피아의 음악은 ‘노래’가 아닌 ‘고함’이었다. ‘어~ 워~’ 목 놓아 외치듯 거친 고함을 내지르는 창법으로, 록마니아가 아니면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음악을 선보였던 피아가 한결 맑고 부드러운 음악으로 돌아왔다. 소리도 지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르도 다수 포함됐다.


피아 스스로도 “이번에는 감상용으로 즐길 수 있는 앨범”이라고 소개한다. 가사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예전엔 ‘다그침’이었다면 이번엔 ‘포용’이다. 또 험한 세상을 이겨내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다. 피아가 2년 만에 발표한 4집 ‘Waterfalls’에는 메탈 요소가 사라진 얼터너티브 록 음악이 담겨 있다.

수록곡 곳곳에 신디사이저의 전자음이 들어 있어 복고적인 느낌을 준다. “유치한 느낌이 나는 악기를 사용했다”는 멤버 심지는 70~80년대의 복고느낌을 주기 위해 학교 앞 문방구에 파는 건반악기 사용했다고 한다. 악기 소리가 세련되지 않아도 따뜻하고 좋은 느낌이 있던 옛 음악의 정취를 살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중성을 생각해서 음반을 많이 팔려고 부드러워진 것이 아닙니다. 2년 동안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색깔이 바뀐 것입니다.”

4집 12곡 중 4곡이 영어가사이며, 모든 수록곡이 영어제목이다. 이는 해외진출을 위한 염두에 둔 시도다. 영어가사를 만든 보컬 요한은 “일본 밴드들은 영어가사를 많이 사용하더라”며 “언젠가 일본이든 어디든 공연하게 되면 관객과 우리가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영어노래를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영어가사가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차츰 입에 잘 붙더라”고 했다.


시원한 폭포수 같은 음악을 담은 4집 ‘Waterfalls’의 타이틀곡은 ‘Black Fish Swim’으로, 흔치 않은 존재의 상징인 ‘검은 물고기’처럼 자신과이 싸움을 이녀내고 유영하듯 자유로워져야 비로소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역동적인 사운드와 함께 담아냈다.

피아는 이번 앨범에서 자신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단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Masqueraded parade’는 인생을 가장무도회 행렬에 비유, 허상이 아닌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물음을 던지는 곡이며, ‘Galaxy’는 소중한 존재가 되기 위한 어느 외톨이의 기도를 담았다. ‘Juicy crasher’는 ‘달콤함을 짜내는 자’를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탕발림하는 자’에 은유해 경고하고 있으며, ‘Golden Flower’는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이는 세상이지만 마치 악취를 가리기 위해 도금된 황금꽃과 같다고 귀띔한다.


록밴드 피아 ⓒ최용민 기자 leebean@ 록밴드 피아 ⓒ최용민 기자 leebean@
‘Golden Flower’는 부드러운 목소리의 목소리와 기타 리프로 서태지 특유의 록 음악을 연상케 한다. 록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밖에 ‘Jasmine’ ‘Be slow and beautiful’ ‘The oracle’ 등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피아의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피아는 이번 앨범이 서태지 컴퍼니의 괴수 인디진에서 발표하는 마지막 앨범이다. 2집 때는 톤이나 음색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주면서 도움을 줬다지만 이번에는 기술적인 조언보다 마음의 격려를 많이 해줬다고.

4집에 와서 부드럽게 변모한 피아는 앞으로의 음악에 대해서는 “밴드가 한 가지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또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피아의 음악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한국 록의 힘이 좀 커지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피아는 그 동안 린킨파크, 림프비즈킷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성장해왔다. 특히 2004년 린킨 파크의 아시아 투어에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2년간 교류는 없었지만 “새 음반이 나오면 다시 만나자”는 그들의 약속을 믿고 있다.

피아는 오는 7월21, 22일 서울 압구정 클럽에서 공연을 갖는다. 피아 최초의 강남에서의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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