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희 "난 생활도 사랑도 아날로그다"

김수진 기자  |  2007.07.04 11:40
KBS 새 미니시리즈 \'한성별곡\' 주인공으로 나선 배우 이천희 ⓒ최용민기자 leebean@ KBS 새 미니시리즈 '한성별곡' 주인공으로 나선 배우 이천희 ⓒ최용민기자 leebean@


건강한 기운이 넘친다. 날렵한 몸매와 자그마한 얼굴, 하지만 단단함을 지녔다. 배우 이천희(28). 전작인 영화 '3인3색 러브 스토리', MBC 드라마 '가을소나기, SBS '온니유' 그리고 개봉을 앞둔 영화 '그, 사랑을 만나다'에서 감성 연기를 펼친 그가 '색'을 바꿨다. 그 무대는 오는 9일 방송될 KBS 새 월화드라마 '한성별곡-正'(연출 곽정환). 이천희를 만났다.


"그동안 너무 부드러운 이미지가 각인돼 있던 것 같아요. 이번엔 달라요. 사랑은 있긴 하지만 남성적이고 강인하죠. 2미터 담벼락에서 뛰어내리는 건 예사에요."

이천희가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동안 연기한 부드러운 이미지로 인해 말수를 아꼈던 그다. 이번엔 달랐다. 청산유수다.


"사실 영화 '뚝방전설' 이후 1년 정도 쉬면서 홀로 여행을 다녔어요. 한달 반 정도 카메라 하나 들고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시작해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기 위해 떠난 여행 등등. 떠나는 그날까지 너무 고민 많이 했었어요. 내가 과연 혼자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죠. 아침 일찍 고민을 시작해 결국 오후 9시에 출발했어요. 지금와 생각하면 당시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하는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홀로 떠난 국내 여행에서의 그의 '숙소'는 1989년식 '수동' 자동차였다는 점.


"전 모델일을 하면서부터 수동 자동차를 고집했어요. 2003년도에 '프라이드' 수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수동 자동차를 타요. 당시 제가 '프라이드'를 검은색으로 칠했었는데 제가 그렇게 차를 바꾼 이후 동네에 검은색 프라이드만 4대가 생겨났었어요."

사실 그가 수동자동차를 고집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오토인 차량은 졸음의 수준이 아닌 수면 상태에 빠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오토 차량을 탔었는데, 운전을 하면서 아무것도 하는 게 없으니까 그냥 잠이 쏟아지더라구요. 차사고도 많이 났었어요. 전봇대를 들이 받았던 경험도 있죠. 전 누가 뭐래도 수동차가 좋아요."

KBS 새 미니시리즈 \'한성별곡\' 주인공으로 나선 배우 이천희 ⓒ최용민기자 leebean@ KBS 새 미니시리즈 '한성별곡' 주인공으로 나선 배우 이천희 ⓒ최용민기자 leebean@


이천희가 수동차를 고집하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직접 자동차를 수리한다.

"원래 고치는 거 좋아해요. 사실 연식이 오래된 차를 타다보니 자연스럽게 여기저기 잔고장이 많이 생겨서 제가 아예 자동차 수리를 배웠어요. 몸으로 하는 건 다 자신있어요. 어제도 집에 현관문이 망가져서 제가 고쳤어요. 사실 제 방안 가구들도 직접 만들었었죠. 이건 집안 내력이에요. 아버지가 저랑 증상이 똑 같으세요. 제가 무언가를 수리하고 있으면 옆에서 보시며 참견을 많이 하시죠. 직접 고치고 싶어서 그러신 거죠."

이런 점에서 이천희는 '한성별곡-正'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다룬 이 드라마에서 이천희는 세상을 돈으로 바꾸려는 '양만오'를 연기한다. '몸연기'에 자신있는 이천희다.

"말타고 높은 담벼락에서 떨어지는 등의 액션 장면을 촬영했어요. 말에서는 몇번 떨어졌는데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었구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연기도 재미있더라구요. 제가 임자를 만난 거죠."

하지만 사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막상 닥치니 즐거운 생각이 들더라구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는 융통성이 미덕인 요즘, 이천희는 수동을 즐기는 아날로그 배우 그 자체다.

그의 사랑도 아날로그다. 이천희는 현재 교제중인 여자친구가 있는 사실도 당당히 밝혔다.

"최근에 만났어요. 좋은 친구에요. 평범하고 착한 사람이죠. 제 생활과 일을 모두 이해해주는 그런 사람이에요. 좋은 만남을 오래 이어가고 싶어요."

KBS 새 미니시리즈 \'한성별곡\' 주인공으로 나선 배우 이천희 ⓒ최용민기자 leebean@ KBS 새 미니시리즈 '한성별곡' 주인공으로 나선 배우 이천희 ⓒ최용민기자 leeb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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