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신부', 공무 중단시킨채 촬영강행..민원인 피해

김태은 기자  |  2007.07.09 13:45


SBS 주말극장 ‘황금신부’가 민원인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한국으로 시집온 계약신부 라이따이한 누엔 진주(이영아 분)가 주인공인 이 드라마는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6동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촬영을 했다. 누엔 진주가 한국인 강준우(송창의 분)와 혼인신고를 마친 후 국적관련 신청을 하려고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는 장면을 찍었다.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이뤄진 촬영은 3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출연진과 제작진, SBS 홍보팀 관계자 등 40여명과 20여개 매체의 취재진 30여명이 운집한 현장은 몹시 비좁고 혼란스러웠다. 이들을 피해 승용차를 세우려던 민원인이 주차된 차를 들이 받았을 정도다.

당초 SBS 측은 혼잡을 우려, 사진취재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한 10여개 매체 사진기자들이 일제히 스트로보를 터뜨리면서 현장은 더욱 어지러워졌다.


이들 '인파'는 관리소 앞마당에 이어 건물 3층으로 이동, 촬영과 취재를 계속했다. 와중에 창구 앞 의자에 앉아 민원 처리결과를 기다리던 외국인들은 자리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약자'인 이들은 그러나 정당한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관리소의 한 직원은 “본래 일과가 끝난 후 촬영해야 하는데 죄송하게 됐다. 다음부터는 일과가 끝난 후 촬영토록 하겠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 측은 SBS가 촬영 며칠 전 공문을 보내 촬영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촬영을 요구했지만 방문 민원인 수가 적은 오후 늦은 시간으로 촬영 스케줄을 조정,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촬영을 허가했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 촬영에 걸린 시간은 이보다 길었다.

관리실 관계자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낮다. 홍보를 위해 되도록이면 촬영 요청에 협조하라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다. 그러나 취재진 몇 명이 찾아오는 시사 프로그램과 달리 수십명이 몰려들어 업무에 지장이 초래됐다면 즉시 촬영을 중단시켜야 옳았다”고 인정했다.

한편 이날 SBS 하금렬 사장과 임원들은 제작진 격려차 촬영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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