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왼쪽)과 '디 워'의 한 장면.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가 7월13일 개봉하는 데 이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작품은 모두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라는 라이벌 메이저 배급사가 총력을 기울인 작품인 터라 전운이 감지됐다.
당시 '한반도'와 '괴물'은 개봉일부터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조정하기도 했다. 한국영화계를 위해 두 작품이 모두 흥행이 잘 되면 좋지 않겠냐는 일종의 신사 협정이 맺어진 것이다.
결과는 '괴물'의 완승이었다.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다시 쓴 '괴물'에 비해 '한반도'는 손익분기점에 못미치는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여름 '씨쇼'(CJ 엔터테이먼트-쇼박스) 대결은 쇼박스의 완승이었다.
'중천'과 '미녀는 괴로워'로 붙은 지난 겨울 '씨쇼' 대전 역시 쇼박스의 승리였다.
660만명을 동원하며 김아중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미녀는 괴로워'로 쇼박스가 함박 웃음을 진 반면 '중천'은 화려한 CG와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쓴 맛을 봤다.
올 여름 맞붙는 '씨쇼' 대결은 여러모로 지난해 여름과 판박이다.
CJ가 심혈을 기울인 '화려한 휴가'는 '한반도'처럼 현대사를 다룬 영화이다. 물론 '한반도'는 근 미래의 가상 시나리오이고, '화려한 휴가'는 80년 광주를 다루지만 현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쇼박스가 전력투구하고 있는 '디 워'는 '괴물'처럼 상상력을 동원한 생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특히 '디 워'는 미국에서 1500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괴물'의 미국 흥행에 이어 또 다른 신화를 낳을 지도 관심사이다.
비록 지난해에는 승자와 패자가 뚜렷했지만 올 여름 충무로에서는 두 영화가 모두 성공하기를 바라마지 않고 있다.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영화계를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흥행몰이를 해 바람을 일으키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는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화려한 휴가' 시사회장에서 만난 쇼박스의 관계자는 "정말 (화려한 휴가가)잘됐으면 좋겠다. 1000만은 될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연 '화려한 휴가'와 '디워'가 2003년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연이어 1000만명을 동원해 한국영화계에 신바람을 일으킨 것처럼 올 여름 재현될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화려한 휴가'는 26일에 '디 워'는 8월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