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는 되고, 사오리는 안된다?

기준없는 '미수다' 예견된 진통

김현록 기자  |  2007.07.11 15:02
에바는 되고, 사오리는 안된다?

KBS 2TV 심야토크쇼 '미녀들의 수다'가 쉼없는 진통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 여성들의 가감없는 이야기를 통해 이방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 문화를 그려 호평받았던 '미수다'는 시청률 하락, 출연진을 둘러싼 잡음 등에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근 일본인 출연자 사가와 준코가 대학 강사로부터 학점을 잘 주겠다며 잠자리를 요구받았다는 경험을 폭로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수다'는 이번에는 다른 일본인 출연자 사오리 장의 출연 문제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사오리가 '미수다' 측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타 프로그램에 출연해 출연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입장. 그러나 사오리 측은 사전에 이를 알렸으며 제작진이 허락을 해놓고 녹화 이틀전에 번복해 갈등이 빚어졌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미수다'의 여러 출연자들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각종 연예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부터 예상이 가능했던 일이다. 출연자 대부분이 제작진과 맺은 출연계약서는 '미수다' 외에 타 프로그램의 출연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에바 등 몇몇 스타급 출연자들이 다른 프로그램에 지금껏 종종 얼굴을 내비쳐 온 것이 사실이고, 한국에서의 연예활동을 희망하는 출연자들이 늘면서 제작진과의 마찰 역시 계속돼 왔다.


그러나 한국 국적자인 사오리와 베트남 출신이지만 역시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화황 하이옌은 비자 발급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한층 자유로운 상황에서 향후 연예활동을 모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미수다' 제작진은 하이옌이 외부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었다며 출연을 금지하는 등 초기에 출연자들을 강력하게 통제해 왔다.

그러나 에바, 루베이다 던포드 등 다른 스타급 출연자들은 공공연하게 연예계 진출 의사를 밝히고 있고, 에바 역시 최근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는 등 매니지먼트사의 도움을 받으며 각종 CF 등에 출연해오고 있다. 제작진은 제작진대로 "프로그램의 아마추어리즘이 사라지고 본래 의도가 퇴색된다"며 걱정이지만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은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오리 사건은 명확한 기준 없이 출연진들을 관리 통제하면서 빚어진 '예상된 진통'"이라는 것이 방송 관계자의 지적이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미녀들의 수다'가 내적으로는 출연자 등과 갈등을 빚고 외적으로는 기획 의도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잡음이 계속된다면 그간의 호의적 시선마저 사라질 위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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