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삶 日 중의원 딸, 조관우 부활 프로젝트

요코하마=김태은 기자,   |  2007.07.16 09:03


15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수 조관우의 일본 데뷔 콘서트 뒤에는 일본인 여성 사업가 수미 후시키(58) 포시즌즈 회장의 후원이 있었다.


후시키 회장은 조관우의 일본 단독 콘서트 '조관우 섬머 페스티벌 2007'이 열린 요코하마 오산바시홀의 소유주다.

후시키 회장이 조관우를 알게 된 것은 20여년간 친분을 다져온 한국인 마정희씨(43, 일한연극교류센터 전문위원) 덕분. 일본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며 연극연출가를 꿈꾸고 있는 마씨는 암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후시키 회장에게 조관우를 소개하게 됐다.


후시키 회장은 지난 4월14일 한국을 찾아 서울 성균관대 조관우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때 조관우의 음색에 매료된 그는 한 달 뒤 조관우를 일본에 초청했고, 다시 한국의 조관우의 집을 찾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연 뒤에는 후시키 회장의 아픔이 있었다.


후시키 회장은 30여년간 일본 중의원을 지낸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사업가로 나선 그는 15년 전 호주로 이주, 현지에 15개 일본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사업가로서 큰 성공을 거뒀다.

탄탄대로를 걷던 그에게 위기가 온 것은 4년 전, 암으로 한쪽 가슴을 절제하게 되면서부터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최근 암이 폐로 전이되며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됐다. 그런 그에게 위안이 돼준 것이 '천상의 목소리' 조관우였다.


후시키 회장은 "암 통증은 대단하다. 그런데 조관우씨의 음악은 그 아픔을 해소시켜 준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듣고, 항상 그의 노래를 듣는데 어느새 편히 잠들게 된다"며 "일본에는 없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진 조관우씨가 활동이 뜸해지고 한국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며 "그가 일본 활동을 바탕으로 다시 한국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도록 돕고 싶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 첫 번째 시도로 그는 조관우의 일본 콘서트를 기획했다.

이날 일본 열도를 강타한 4호태풍 마니를 뚫고 참석한 일본팬들의 열광적 호응을 얻은 조관우의 무대가 끝나자, 그는 무대에 올라 조관우에게 붉은 장미 꽃다발을 전하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 열린 연회에는 조관우의 음악을 OST로 사용하고 싶어하는 드라마제작사 ㈜에이치팜픽처스 김한영 감독과 영화사 쇼박스 관계자를 초대하기도 했다.

한편 조관우도 후시키 회장에 대해 "사업가로서 카리스마를 지니신 분이 아버지(무형문화재 조통달 명창) 앞에서는 굉장히 여성스러운 모습이 되더라"며 "아버지의 손을 잡고 '살고 싶다'고 우시는데 가슴이 아팠다"며 안쓰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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