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빌보드5위' 스컬 "성공? 난 아직 부족하다"

"처음엔 자존심 상해 포기하려 했다"

김원겸 기자  |  2007.08.09 11:17


미국 언더그라운드 무대로 진출해 빌보드 차트 5위까지 오른 스토니스컹크의 스컬(28ㆍ본명 조성진)은 기뻐하지 않았다.

"아직 해야 할 게 많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부족하다는 걸 너무 많이 느꼈다"는 스컬은 "배운다는 마음으로 미국에 왔다. 빌보드에 올랐다는 것 보다 미국의 유명 DJ를 만나서 많은 걸 배우는 게 너무 좋다"고 소감을 대신했다.


스컬은 8일 밤 스타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진출 당시 어려웠던 점과 빌보드 5위에 오른 소감, 향후 목표 등에 대해 자세하게 밝혔다. 스컬은 전화 인터뷰 당시, 다음달 미국에서 발표한 신곡을 작업하고 있었다고 했다.

- 빌보드 5위까지 올랐는데, 소감이 어떤가.


▶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미국에서는 뭔가 더 배울수 있어서 좋다. 특히 회사에서 투자해주는 게 너무 좋다. 빌보드 순위에 오른 것보다 유명DJ를 만나 음악적인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어학연수 다녀온 느낌도 들고. 하하.

-그래도 5위는 놀랍다. 미국에서 통한 이유는 어디 있다고 보나.


▶ 내가 잘나서 된 것은 하나도 없다. YG와 모건 캐리(미국 프로모터이자 머라이어 캐리 친오빠)가 전략을 잘 구상했고, 운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YG에 온 것도 행운이다. 미국진출도 YG에서 길을 터줬고, 한국이나 미국에서 좋은 사람들과 기분 좋게 일해서 잘 된 것 같다. 모건 캐리도 나를 친동생처럼 대해준다.

-모건 캐리는 어떤 전략이었나.

▶ 한국이나 미국 회사에서 결단력 있게 믿어주고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 활동할 때 든든한 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나는 그저 미국에서 시키는대로 했다. 언더그라운드부터 시작한 것은 모두 모건 캐리, 양현석 전략의 전략이다.


클럽을 하루에 3군데 씩 다니며 DJ들에게 직접 CD줬다. 처음에는 불만도 컸다. 내가 왜 잠도 못자면서 직접 클럽을 다니며 꾸벅거리고 CD를 줘야하나 생각했다. 특히 출입도 잘 시켜주는 클럽도 있었는데 상당히 자존심 상했고 기분 나빴다. 그러나 지금와서 생각하니 다 이유가 있으니 그렇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클럽에 못가겠다'고 반항도 했다.

-미국에서 어려웠던 점은

▶ 이달 말 쯤이면 국내서 새앨범이 발매되는데, 거기에 'LA 스토리'란 노래가 들어간다. 이 노래에 미국생활 이야기를 담았다. 1절은 힘들었던 점, 2절은 희망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

처음 미국에 혼자 왔을 때는 모든 것이 힘들었다. 스토니스컹크 멤버인 우시꾸시를 버려두고 혼자 왔다는 비판도 받았다. LA는 아는 사람도 없고, 차도 없고, 말도 잘 안통하고. 밤마다 CD 돌리러 클럽 가는 것도 죽을 맛이었다. 이거 해서 뭐하나 싶기도 하고. 현지 스태프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안되고. 그런 마음 담아서 쓴 곡이다.

그러다 희망을 찾았다. 지난해 11월20일, 뉴욕에서 첫 공연을 했는데, 그날이 내 생일이었다. 흑인 가득 찬 클럽에서 새벽 2시에 흑인래퍼들과 공연을 하러 무대에 올라갔는데, 여기저기서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혹시 야유를 받더라도 노래를 끝까지 부르라'는 조언을 받고 올라갔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한두 곡 부르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돌변하고 관객들이 박수를 쳐주기 시작했다. 너무 고마웠다. 신이 내게 따스함을 선물한 것이었다. 미국 생활이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긍정적으로 생각 하자고 다짐했다.

- 향후 목표는?

▶ 지금도 미국에서 발표할 곡 작업을 하고 있다. YG도 그렇고 미국 측 회사도 그렇고 단번에, 어느날 갑자기 인기를 얻는다는 생각 하지 않는다. 한 곡 한 곡 좋은 곡 발표하다 보면 반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에서 밑바닥부터 했다. 한국에서는 내가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미국 가보니 내가 참 어리더라. 대부분이 나보다 많아 나를 어리게 대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겠다.

-미국진출 바라는 후배에게

▶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음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런 음악하고 미국에서는 다른 음악하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하던 음악 그대로를 미국에서도 해야 한다. 나도 그거 하나 자부심 가지고 있다.

미국에 간다고 해서 '이런 음악이 먹히나?' '미국스타일로 바꿔야 하나?' 이런 생각 보다, 자기 음악세계를 그대로 가지고 진출했으면 한다. 미국이 아니라 일본, 동남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처음에 혹시 야유를 받더라도 자신의 음악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진출했으면 한다.



스티비 원더 교회에 다니며 흑인들과 교류

스컬은 모건 캐리를 통해 머라이어 캐리와도 만나 친구가 됐다. 또한 LA에서는 스티비 원더가 다니는 교회에 다니며 흑인들과 교류하고 있다고 했다.

10여회의 큰 공연, 50여회의 작은 공연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스컬은 이달 말 미국에서 맥시싱글을 발표한다. 이번 싱글에는 '붐디붐디'의 새버전 '히어 투 스테이' '헤이 유' 등 3곡이 수록될 예정이다.

스컬은 "미국 활동 해봤다는 게 정말 꿈같다. 빌보드 순위보다 미국활동 자체가 더 기쁘다. 더 많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멀었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현재 미국 신곡 작업을 하고 있는 스컬은 조만간 국내에도 알려진 세계적인 레게 아티스트들과 함께 음반녹음을 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