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평론가 "'디워'는 엉망진창" 혹평

김현록 기자  |  2007.08.10 01:15
9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방송된 심형래 감독의 SF 영화 '디 워'에 대한 문화평론가 진중권씨의 혹독한 평가가 네티즌 사이에 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이날 '디-워'(D-WAR)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를 주제로 방송된 '100분 토론'에서 패널로 출연한 진중권씨는 '디 워'에 대해 "엉망진창", "진짜 허술하다"며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진씨는 '디 워'의 흥행 코드를 한국영화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겠다는 애국 코드와 한국의 것이라는 민족 코드, CG 국산화에 대한 자부심, 심형래 감독의 인생역전 코드 등 4가지를 꼽았다.


진씨는 "인터뷰를 돌아보면 심감독 자신도 영화 철학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 별로 없다. 이 네가지에 대해 말한다"며 "관객이 영화를 보니까 괜찮은 거다. 영화는 엉망진창이지만 CG는 볼만하다. 그래서 흥행이 된다"고 말했다.

진씨는 또한 꼼꼼하게 지적하는 것이 평론가의 몫이라며 "그런데 '디 워'는 진짜 허술하다. 주인공이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주인공을 구해주는 것도 다 남들이고, 마지막까지 주인공이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이라는 개념이 있다. 주인공을 비극에 밀어넣고는 해결이 안되면 신이 내려와서 구해주는 것이다. 이걸 피해야 한다는 게 극작술의 기초다"며 "아무리 스토리 구조가 허술하더라도 그런 구조를 갖는 영화는 없다. 평론가의 평이 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씨는 또 "이야기가 없다. 배우가 연기를 못했다고 하는데. 1급배우를 갖다 놓고도 대본이 없으면 연기를 할 수가 없다. 주인공이 헤어져도 슬프지가 않으니 용이 대신 울지 않느냐"며 "영화철학이 없고, 그걸 애국코드 인생역전 이런 걸로 때웠기 때문에 나머지가 다 이렇게 된다"고 밝혔다.

진중권씨는 평론가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심형래에 대해 말하는 것이 모험이다. 황우석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심약한 평론가는 이야기를 못한다"고 말했다.


진씨는 "'디 워'는 냉정하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냉정한 논의가 이뤄질 수가 없다. 영구아트센터에서 만든 CG 수준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더 이상의 논의가 안된다. 평론가는 항상 기준에 따라 평가를 해왔는데 유독 이번에 난리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100분 토론' 게시판 가득히 진씨에 대한 비난글을 올렸다. 수일 전 이송희일 감독과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등이 '디 워'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을 때 보였던 과열 양상이 다시 재현되는 셈이다.

한편 이날 방송된 '100분 토론-'디-워'(D-WAR)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 편에는 청년필름 대표 김조광수씨, 문화평론가 진중권 및 하재근씨, 스포츠조선 기자 김천홍씨 등이 패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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