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복귀' 리치 "세상 편견과 싸울일만 남았다"

김지연 기자  |  2007.08.13 08:34
3년만에 4집 \'미치기 직전에 만든 앨범\'으로 돌아온 리치 3년만에 4집 '미치기 직전에 만든 앨범'으로 돌아온 리치


"저 기억나세요? 오징어 인형 옷 입고 무대서 춤추고 그랬는데... 하하하"

수줍은 듯 과거 활동사항을 털어놓는 리치. 데뷔 당시 12살 꼬마 아이가 어느덧 스물을 훌쩍 넘겨 어른이 됐다. 85년생, 이 정도면 지금 데뷔해도 무난할 나이지만 리치는 벌써 데뷔 11년차다. '아직 아이네'라고 얕보면 큰 코 다친다. 연예계 데뷔해 지나간 시간만큼 행복했고 상처받고 또 남들보다 많이 성숙했다.


리치는 오랜 방황의 시간을 접고 아이돌 그룹 이글파이브에서 손수 만든 4집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4집 타이틀은 '미치기 직전에 만든 앨범'. 3년 동안 쉬며 이런저런 일로 미치기 직전까지 자신을 내몰아야만 했던 아픔들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는 지난 3년의 세월을 '방황'과 '시작'이란 단어로 설명했다.


"방황 많이 했죠.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해 얻은 것도 많았지만 잃은 것도 있어요. 친구들을 잃었고 학교에 대한 추억도 없죠. 늘 아쉽게 생각해요. 그런데 아세요? 갖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 보단 내가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웃음) 저도 잘 몰랐는데 3년 정도 방황하니 조금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시작이에요."

리치가 4집을 통해 프로듀서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 계기다. 아무도 그에게 작곡이 뭔지, 작사가 뭔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일찍 데뷔한 만큼 남들보다 빨리, 많이 알게 된 인맥을 활용해 음악 공부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너무나 사랑했던 여자친구와의 이별로 마음의 갈피를 못 잡던 그는 '마음을 정리하겠다'는 생각에 여자친구와의 사연을 담은 타이틀곡 'EJ's Number'를 만들었다. EJ는 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 이름의 이니셜이다.

혹자는 그에게 물었다. 혹시 이 노래 듣고 여자친구가 돌아오길 바라는 것 아니냐고.

"오래 사귀었고 지금도 생각만 하면 가슴 한쪽이 아려와요. 그 친구 덕에 지금껏 가수 생활을 하느라 갖지 못했던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거든요. 그러다 이별을 고하는 여자친구에게 집착하고 있는 저를 문득 발견했어요. 그래서 'EJ's Number'를 쓰며 다짐했죠. 이젠 그 친구를 보내주자고."




특히 리치는 "이제 추억은 추억으로만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다"며 3년만의 복귀를 위한 다부진 각오를 털어놨다.

"쉬면서 늘 생각했지만 무대는 마약 같아요. 무대가 너무 그리워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지금은 활동을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몸도 간질간질하고요. 하하하!"

리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무대서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무대는 이제 그의 일부분이다. 더욱이 리치는 4집 활동에서는 본인이 직접 만든 노래를 보다 많은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정성스레 만들었는데 빛도 못 보고 사라진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무엇보다 리치는 "4집을 통해 프로듀서의 길에 발을 들여놨다"며 "'과연 누가 그걸 인정해 줄 것인가, 또 내가 작사, 작곡한 음반에 누가 투자를 해줄 것인가'를 늘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리치가 방송활동을 쉬자 항간에는 그가 연예가를 떠나 백수가 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또 그가 4집을 직접 프로듀싱 했다는 소식에 '아이돌 그룹 출신이 뭐 있겠냐'는 편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리치는 본인이 만든 음반이 발매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나를 믿고 투자해줘서 4집이 나올 수 있었어요. 그것만으로 큰 발전이에요. 이제 세상의 편견과 싸울일만 남았어요. 자신 있어요!"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